나를 위로하다 972 나의 봄이 너의 봄에게

봄에게 묻다

by eunring

나의 봄이 너의 봄에게 물어요

아직 바람이 차가운데 괜찮으냐고

부지런히 꼬물거리며 내다보다가

봄감기라도 들면 어쩌느냐고

꼬물대지 말고 꾸물대라고

나의 봄이 너의 봄에게

걱정스러운 눈빛을 건네고 있어요


나의 봄이 너의 봄에게

서두르지 말자고 해요

겨울 눈이 사르르 녹아

비가 된다는 우수 지나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고

새싹이 돋아나는 경칩도 지나

마음이 분주하지만 서두르지 말고

봄 기분은 천천히 누려보자고 해요

매서운 꽃샘바람이 언제 파고들지 모르니

아직은 옷깃 단단히 여미자고 해요


나의 봄이 너의 봄에게

그리움이 깊어지면

눈빛도 따라 깊어지는지 물어요

봄빛이 아른아른 물들고

노랑 봄꽃망울 맺히기 시작하면

그리움의 눈망울이 더 또랑해지는지

그리운 눈망울에 맺히는

하나 둘 보고픈 얼굴이 있는지

보고파서 가만 눈을 감고 싶은지

나의 봄이 너의 봄에게 물어요


나의 봄이 너의 봄에게

봄꽃이 피어나듯 기억 속에서 피어나는

아픈 사랑이 있느냐고 또 물어요

봄꽃이 뭉그러진 손톱처럼 피어나듯

뭉개진 마음 안에서 아프게 피어나는

사랑을 아느냐고 물어요

뭉개지고 뭉그러질수록 깊어지고

문드러지고 이지러질수록 선명해지는

봄날의 사랑을 아느냐고 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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