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175 좋아한다는 말
커피 친구 바삭 감귤
감귤이라는 말을 좋아합니다
귤과 밀감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래요
귤과 시트론 레몬 유자가 감귤에 속한다니
새콤달콤 감귤 집안의 자매들인 거죠
감귤이라는 울타리 안에
귤이 있고 밀감도 있답니다
겨울에 즐겨 먹는 귤은
중국 온주 지방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개량되어 제주에 정착한
온주밀감이래요
한라봉 천혜향 레드향 들이
온주밀감과 오렌지 사이에서 태어났다죠
그렇게 사이좋게 어울리고 섞이다 보면
모두 한집안 자매들이 되는 것이죠
한여름 커피 친구로 바삭 감귤도 좋아요
커피 한 모금에 바삭 감귤 한 조각이면
새콤한 맛과 향이 더해져
커피의 개운함이 더욱 상큼해집니다
감귤을 말렸으니 맛과 향이 살아있고
상쾌하게 부서지는 소리에
기분까지 덩달아 가벼워지거든요
바삭하고 새콤한 감귤 한 조각을
생수에 넣으면 상큼한 맛과 향이 우러나고
요구르트에 넣어 함께 먹어도 어울리고
샐러드 토핑으로도 좋아서 애정합니다
학생 시절 좋아한다와 사랑한다의
미묘한 차이에 대해 들은 적이 있어요
감귤을 좋아하지만 사랑한다고 말하지 않죠
좋아한다는 것은 좋은 느낌을 가지거나
음식 따위를 특별히 잘 먹거나
마신다는 뜻이니까요
그러니까 나는
커피 친구 바삭 감귤을 좋아하고
커피를 좋아하고 또 사랑합니다
사랑한다는 말 속에는
아끼고 귀하게 여긴다는 뜻과 함께
소중히 여기거나 즐긴다는 뜻도 있으니까요
흐림으로 물드는 날이라
밀감빛 노을은 기대할 수 없으나
커피 친구는 더 향기롭습니다
바삭 감귤 친구 삼아 커피 한 잔 마시다가
빗방울이라도 톡톡 떨어지면
우산 쓰고 동네 한 바퀴 빙 돌아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