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294 마법의 푸른 리본
영화 '논스톱'
집콕이 길어지다 보니
영화도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일단 눈길부터 주기 시작합니다
비행기를 타 본 지도 오래되었으니
뉴욕행 비행기 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에
눈과 귀가 솔깃하고 구미가 당겨
소파에 편안히 자리 잡고 앉아 보기로 합니다
빌 역의 리암 니슨과 젠 역의 줄리안 무어
믿고 보는 배우님들이니 호감도 상승~
귀염뽀짝한 소녀 베카를 연기하는
퀸 맥콜겐도 사랑스러워서
무릎걸음으로 다가앉게 됩니다
1억 오천만 달러를 입금하지 않으면
20분마다 승객을 한 명씩 죽이고
비행기를 폭파시킨다는 긴박한 상황에서
탑승객 모두가 용의자라니
범인이 누굴까~고개 갸웃거리며
추측해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비행기를 타려다 말고
문 앞에서 망설이는 소녀 베카에게
친절한 아저씨가 인형 하나를 내밀며
'헨리가 두려워하는데 도와주겠니?'
소녀는 인형을 안고 웃으며 비행기를 탑니다
그 아저씨가 빌(리암 니슨)입니다
지치고 음울한 표정이지만
마음 따뜻하고 멋진 아저씨죠
하지만 그도 비행기가 떠오를 때는
딸 올리비아의 푸른 리본 끈을 손에 칭칭 감고
두려움을 견디려고 의자 손잡이를 꼭 붙잡는군요
열일곱 살이 되었을 딸 올리비아의
푸른 리본 끈은 딸의 어릴 적 애착 리본이고
딸의 애착 리본을 손에 감은 빌은
연방 항공 보안요원이랍니다
대서양 한복판에서
빌은 보안 통신망으로
누군가로부터 협박 메시지를 받고
옆자리 승객 젠(줄리안 무어)과
승무원 낸시(미셀 도커리)
두 사람과 함께 범인 찾기에 돌입합니다
협박범은 빌의 동료 헤몬드의 약점을 쥐고
보안요원 빌을 함정에 빠뜨려요
범인이 제시한 계좌도 빌의 계좌니
한마디로 빼박입니다
빌이 의심받는 게 당연하죠
'나에 대해 들은 말은 다 사실이야
난 가족을 잃었고 직장을 잃었고
게다가 알코올 중독자야
하지만 이 비행기를 납치하려는 게 아니야
구하려는 거지
반드시 구해낼 거라고'
빌의 절박한 진심에도 불구하고
150명 승객들은 두려움에 떨고
닫힌 조종실에서 느닷없이 기장이 죽는
긴박한 소용돌이에 휘말려들며
범인을 찾는 일이 쉽지 않으니 대략 난감~
비행기 타는 것을 좋아했다는 젠은
여섯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고
앉아만 있어도 되니 얼마나 좋으냐고 하는데
빌은 통제가 안되어 싫다고 하죠
통제는 환상이고
그 어느 것도 통제할 수 없다는 젠은
몇 년 전 심장 수술 후 언제 죽을지 모르니 비행기에서 앞자리 좌석 뒤를 바라보는 것보다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고 싶다고 합니다
옆자리 젠도 범인 같고
승무원 낸시도 범인 같고
모두가 범인 같은 안갯속에서
우여곡절 끝에 범인은 잡았으나
범인의 목적은 돈이 아니었어요
9.11 테러로 가족을 잃은 상처 때문에
비행기 납치와 폭파를 계획했다는 것인데
범행을 항공 보안요원에게 뒤집어씌워
비행기 보안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이었죠
비행기가 폭파되는 긴박한 상황에서
차분하게 탑승객들을 구해내는 빌은
한때 유능한 경찰이었으나
어릴 적 난치병을 앓다가 세상을 떠난
딸을 잊지 못해 알코올 중독에 빠지고
부인도 그의 곁을 떠나
절망과 우울에 빠져 지냈던 거죠
두려워하며 아빠가 보고 싶다는
꼬맹이 소녀 베카에게
딸이 어렸을 때 무서우면 꼭 쥐었다는
강력한 마법 리본을 건네며
아빠 대신이라고 하죠
뇌물이냐는 베카의 물음에 그렇다고
고개 끄덕이는 빌의 모습이 애잔합니다
'카일 넌 할 수 있어'
스스로에게 건네는
부기장 카일의 주문은 통합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카일은 자신을 믿고
비행기가 공중에서 폭발한 후에도
공중분해가 되지 않도록 고도를 낮추어
간신히 비상착륙에 성공합니다
착륙 솜씨가 멋지다는
승무원 낸시의 특급 칭찬에
부기장 카일의 어깨가 으쓱으쓱~
폭탄이 터지고 엔진까지 고장 난 위기를 딛고
기적적으로 착륙에 성공한 카일 멋지고
용의자 빌이 오해를 풀고 영웅이 되는
반전이 재미납니다
베카가 마법의 리본을 풀어
빌의 손목에 매어주며
깜찍 멘트를 날리죠
'이제 필요 없으니 돌려드릴게요'
마법의 푸른 리본을 손에 쥐고
비행기를 타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바라본
파린 하늘에 비행기구름이 떠 있어요
커다란 새구름 같기도 해요
새구름을 타고 날아오를 수 있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