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24 가을날 텃밭에서
푸성귀들의 합창
가을이라는 말에서는
울긋불긋 단풍빛이 느껴져요
텃밭이나 푸성귀라는 말에서는
풋풋한 초록 향기가 풍깁니다
말에도 빛깔과 향기가 있다는 것이
문득 신기하고 재미납니다
물론 맛과 기분이 느껴지기도 하죠
가을바람은 상쾌한 기분으로 다가서고
과실들은 달콤하게 무르익어요
친구님의 텃밭 사진을 보며
와우~감탄을 먼저 합니다
조르르 땅에서 나온 고구마들이
먹음직스럽게 줄을 서 있고
초록 배추와 무이파리들이
싱그럽게 웃고 있어요
텃밭을 가진 친구님이 뙤약볕에서
고구마를 캐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포근한 가을의 맛과 풍요로운 가을 기분이
사진에서 그대로 느껴지네요
친구님이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나 잘 있다고 이제 괜찮다고
가을 안부를 전하는 것 같아요
얼마 전에 친구님의 엄마가 편찮으셨는데
다시 재미난 텃밭 소꿉놀이를 하는 거 보면
엄마가 많이 나아지신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마음을 놓아 봅니다
텃밭은 집터에 딸리거나
집 가까이에 있는 밭을 말하고
사람들의 출입이 잦은
텃밭의 한쪽 끝을 텃밭머리라고 하는데요
저기 저 텃밭머리에 친구님이 앉아
달콤하고 고소한 삼박자 커피를 마시며
푸성귀처럼 웃고 있을 것만 같아서
기분 좋은 풋풋함이 건너옵니다
푸성귀라는 말이
새삼 기분을 싱그럽게 하는데요
푸성귀는 사람이 가꾼 채소나
저절로 난 나물 들을 통틀어 부르는 말이랍니다
산이나 들에 절로 자라는
산채나 들나물을 푸새라 부르고
배추나 무처럼 밭에 심어서 가꾼 채소를
남새라고 한답니다
친구님은 지금 따끔한 가을볕 아래
초록으로 나풀대는 남새밭에 있는 거죠
채소는 해마다 밭에 심어서
가꾸어 먹는 일 년생 식물이래요
친구님네 텃밭의 배추는 잎줄기채소이고
고구마와 무는 뿌리채소 가족이랍니다
토마토와 가지 같은 열매채소들도
근처 어딘가에서 탱글탱글
사랑스럽게 웃고 있을 것 같아요
친구님의 텃밭 사진 덕분에
눈으로 느끼는 가을의 맛이 정겹고
마음으로 건네받은 가을 소식이 반가워서
덩달아 손 흔들며 가을 인사 전합니다
나도 잘 지내고 있어요~
저기 저 가을 텃밭의 꽃이라는
초록빛 배추 한 포기처럼
맛은 달고 성질은 평온한 하루하루를
가을볕 아래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답니다
반갑게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