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365 완연한 가을을 닮은
그녀 마음의 날씨
완연한 가을이랍니다
맑고 완연한 늦가을 날씨라는군요
완연(宛然)하다는 말이
듣기에 부드럽고 기분 좋은 말이라서
완연하다고 중얼거리며 뜻을 찾아봤어요
'눈에 보이는 듯이 뚜렷하다'는 말이랍니다
뚜렷하고 분명할 때 완연하다고 하는가 봐요
창밖을 내다보니 가을이 눈에 들어옵니다
완연한 늦가을 날씨 맞네요
완연한 가을빛이 곱게 머무르고
눈부신 가을 햇살도 금빛으로 기웃거리는
그녀의 사진 속 고운 단풍잎들과
가을길을 밟고 서 있는
그녀의 마음 날씨를 헤아려봅니다
선뜻 발걸음을 내딛지 못하는
그녀의 마음이 눈에 보이는 듯해요
빨강 노랑 주홍 고운 가을 잎들을
차마 밟고 지날 수 없어 서성이며
머뭇머뭇 망설이는 마음을 안고 있는
그녀도 지금 이 순간 빨강 단풍잎입니다
그녀의 마음 날씨는 완연한 늦가을
이제 막 한 걸음 내딛는 그녀의 발걸음은
바람에 날리는 빨강 단풍잎이 되어
곱고 가벼이 나풀대기 시작하겠죠
완연한 가을을 닮은
그녀의 마음 날씨는 금빛으로 눈부시고
빨강으로 순수하고 노랑으로 해맑고
주홍으로 정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