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eunring Dec 23. 2023

초록의 시간 656 키다리 아저씨처럼

커피 친구 막대과자

엄마네 집 아파트 입구에

키다리 나무가 한 그루 서 있어요

바로 그 나무를 닮아 길쭉한 막대과자를

오늘의 커피 친구로 초대합니다


롱 아몬드초코 바통 쉬크레

과자 이름도 길고 길쭉해요

바삭하고 고소한 아몬드 뽀시래기

진지한 멋쟁이 진한 다크초콜릿이

친구처럼 사이좋게 어우러진

파이스틱이랍니다


키가 큰 막대과자를 보니

키다리 아저씨가 생각나요

고개를 돌리면 서너 걸음 뒤에

키다리 아저씨가 빙긋 웃으며

서 있을 것만 같으나

어디까지나 내 생각일 뿐이고~


어쩌면 키다리 아저씨는

 맘대로 그려내 

내 멋대로 만들어 내서

내 뜻대로 내 뒤에 세워둔

또 하나의 나일지도 모른다는

엉뚱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내가 나를 위해 만들어 낸

키다리 아저씨가 늘 내 뒤에서

나를 위해 웃음 머금고

나를 향해 응원의 메시지 건네며

그러나 쪼잔한 잔소리 따위 하지 않고

다그치지도 않으며 믿고 기다려 주는

또 하나의 나인 셈입니다


고개 돌려

애써 돌아보지 않아도

나의 키다리 아저씨는

언제나 그 자리 

늘 내 안에 

나와 함께 있어요


내가 나를 사랑하고

내가 나를 벅차게 응원하고

내가 오직 나만을 위한

멋쟁이 키다리 아저씨를 만들어

나를 향해 환한 미소 짓게 합니다


고단하고 고달파도

버겁고 힘겨운 그 순간까지도

버티고 견디며 결국은 나를 위해

내가 이렇게 살고 있으니~

작가의 이전글 초록의 시간 655 트리치 트리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