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14 눈 하트와 눈 오리

하얀 겨울의 선물

by eunring

하늘이 맑으면 파래서 좋고

비가 오면 촉촉 비가 와서 좋고

눈이 오면 펑펑 눈이 와서 좋은

그런 날들도 있었어요


하늘이 흐리면 흐린 만큼 우울하고

비가 오면 주르륵 비가 와서 울적하고

눈이 오면 포근해서 더욱 마음 시린

그런 날들도 있었죠


새하얀 눈송이가 안개꽃처럼 흩날리고

함박눈 소복소복 고요히 내리는

하얀 겨울이 예쁘다~중얼거리며

창문 너머로 물끄러미 내다보다가

길이 미끄럽겠다는 생각이 불쑥 떠오르는 순간

사랑스럽게 나풀대는 하얀 눈송이가

보이는 그대로 반갑지만은 않으니

조금 철이 든 걸까요?


엄마가 걸으시는 길 미끄러울까 봐

눈이 내려도 쌓이지는 않기를

쌓였다가도 햇살에 금방 녹아내리기를

세상의 모든 길이 보송보송 편안하기를

걱정이 앞서는 내 마음을 위로하듯이

다독다독 눈 하트와 토닥토닥 눈 오리

하얀 겨울의 선물이 쓰윽 눈앞 배송 완료~


새하얀 눈꽃 소복이 덮인 자동차 앞유리에

손가락으로 그린 누군가의 하트도

애틋한 첫 마음처럼 사랑스럽고

아파트 현관에서 조르르 나를 반기는

새하얀 겨울 오리도 귀엽고 예뻐서

걱정을 비집고 웃음이 맺힙니다


눈 오리 집개로 어느 꼬맹이가

까르르 웃으며 신나게 만들었을

하얀 눈 오리들이 따박따박

어김없이 거리두기를 하고 있어서

그 모습이 웃프기도 해요


사랑스러운 겨울 아침에 만난

하얀 겨울의 선물 덕분에 고맙고 행복해서

눈 하트와 눈 오리를 바라보며 빙긋 웃다가

엄마를 잡은 손에 힘을 줍니다


겨울의 낭만에 젖어 비틀대다가

하얀 겨울 선물이 건넨 설렘에 취해

아뿔싸~미끄러지면 안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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