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23 행운을 손짓해 부르는

노랑 해바라기처럼

by eunring

햇살 환하게 들어오는 거실 화분에는

날카롭고 뾰족한 이파리보다

부드럽고 둥근 이파리 식물이 좋고

집안에 노랑 해바라기 그림을 걸어놓으면

좋은 운이 들어온다고 해요


여름 꽃이고 태양의 꽃인 해바라기는

'기다림 그리움 숭배 동경 아름다운 빛' 등

다채롭고 감성적인 꽃말 부자인데요

밝고 정갈한 현관에 해바라기 그림을 걸어두면

큼직하고 화려한 황금빛 꽃송이가

행운을 손짓해 부른다고 하는군요

더구나 노란색은 재물을 부르는 색이라

영랑 소녀 같은 노랑 해바라기는

어디서나 환영받기에 충분한 꽃입니다


인테리어에서 좋은 운을 불러오는

노랑 해바라기는 단 하나의 사랑이기도 하죠

사랑이 언제나 해피엔딩은 아니어서

그리스 신화의 해바라기에는

슬픈 사랑 이야기도 깃들어 있어요


태양신 헬리오스를 사랑하다가

꽃이 된 물의 요정 클리티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 그림

'해바라기로 변한 클리티아'도 있으니까요


눈부시게 빛나는 황금빛 머리카락을 나풀대는

매력적인 태양신 헬리오스의 연인이었으나 헬리오스의 사랑이 떠나자 상심하여

오직 태양만 바라보던 클리티아는

꽃으로 변해서도 일편단심

태양만을 향하는 꽃이 되었다고 해요


해바라기의 화가라 불리는

고흐의 황금빛 '해바라기'는

고독한 향기를 내뿜으며 꿈틀대는데

차분하고 부지런하고 손끝 야무지면서도

감성적인 친구님이 정성을 다해

십자수로 그려낸 노랑 해바라기는

밝고 예쁘고 환한 희망을 안고

올곧게 서 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한가로운 짬이 날 때 여유롭게 한 땀 한 땀

귀한 시간과 소중한 순간들을 묵묵히

해바라기 십자수에 담았다는군요


도안이 그려진 옥스포드지에

十자 모양으로 엇갈리게 놓는 수를

십자수라고 하는데 가로와 세로 땀의 각도가 직각인 정십자수와 땀을 일정한 방향으로 놓은 입십자수가 있다고 글로 배운 나는

십자수를 해볼 생각은 1도 하지 않고

친구님의 십자수 해바라기를

감탄의 눈으로 바라볼 뿐입니다


4세기 비잔틴 시대

터키에서 시작된 십자수는

이탈리아를 거쳐 유럽에 전해지고

조선말에 우리나라에도 전해졌다고 하죠


정해진 색과 실을 이용해 쿠션이나 커튼

이불이나 액자 등을 장식하고 꾸미는데

미리 만들어진 바탕에 수를 놓으면 되는 거라서

촘촘하게 바늘땀을 놓는 전통 수예보다

한결 쉽고 시간이 순삭이라

집콕 취미로 좋다는군요

귀하고 소중하게 한 땀 한 땀

사랑과 정성으로 수놓은 노랑 해바라기

친구님의 십자수 해바라기를 보며

황금빛 행운도 좋고

오붓한 행복도 고맙고

해맑고 순수한 희망도 좋고

그냥 이대로 별일 없는 하루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며 빙긋 혼자 웃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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