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35 눈물의 향기는 쓰다

눈물의 항아리

by eunring

그런 생각이 들어요

마음 안에 작고 야무진 항아리 하나 있고

반지르르 윤이 나는 항아리 안에는

눈물이 찰랑찰랑 차올라 있어요


바람이 불 때마다

새하얀 달항아리 닮은

눈물의 항아리 보이지 않게 흔들리며

바람결 따라 향기가 퍼져 나와요


단순하고 순박한 항아리에서

고요히 울려 퍼지는

눈물의 향기는 쓰고도 떫은데

슬픔의 노래도 잔잔히 함께 흘러요


바람의 흐름이 조금만 거칠어도

차디찬 바람의 손끝에 닿자마자

눈물의 항아리 파사삭 소리 내며

깨지고 바스러지고 흐트러지면서

와르르 눈물이 쏟아져 흐를 것만 같아

마음의 종종걸음도 조심해야 하죠


손끝으로 툭 건드리기만 해도

거침없이 쏟아져 흐를 눈물로 가득한

마음 한복판에 놓여 있는 눈물의 항아리

밤하늘에 떠오른 보름달처럼

늘 소중히 안아 주어야 해요


눈물이 흘러넘치면

쓰디쓴 눈물의 향기 함께 넘쳐흘러

별빛 가득한 밤하늘을 적시고

마음을 울리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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