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55 봄을 건넵니다
꽃으로 전하는 봄
봄바람 타고 꽃망울 맺히는 건
봄과 함께 깨어나는 마음이 아닐까요
꽃망울 맺힌 자리에서 봄으로 피어나
바람에 하늘거리며 웃음 머금다가
소리도 없이 꽃 이파리 뚝뚝 떨어져
하염없이 날리는 것도
욕심 없는 봄날의 마음인 거죠
늘 그 자리에 머무르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게 되거든요
붙박이처럼 늘 거기 있으니
기다림도 그리움도 보고픔도
일부러 챙길 필요 없게 되거든요
그래서 계절은 오고 가고
꽃들은 맺혔다 사르르 떨어지고
바람도 불어왔다 스쳐 지나가고
해와 달과 별님들도 보였다 안 보였다
재미나게 숨바꼭질을 하는 거죠
베란다에서 햇살과 바람 안고 피어났던
제라늄 붉은 꽃잎 흐트러진 빈자리가 아쉬워
봄비 촉촉 차분히 내리는 동네 한 바퀴 걷다가
수줍게 망울진 분홍 화분 하나 만납니다
시장 골목 어디쯤 올망졸망 봄꽃 화분 파시는
봄 할머니에게서 사 들고 온 분홍 꽃 화분에
아쉬운 마음 얹어 대신 놓아봅니다
꽃 이름 몰라요
봄 할머니가 알려 주셨는데
오다가 그만 까먹었어요
그냥 봄꽃이라 불러도 되겠죠?
사랑스러운 분홍꽃이라 불러도
괜찮은 거죠?
꽃 이름을 부르지 않아도
이미 내 마음 안에서
수줍게 피어나 웃고 있으니
꽃이 봄이고 봄이 꽃인 것이죠
작은 화분에 담긴 봄꽃으로
그대에게 꽃분홍 봄 인사를 건넵니다
몽글몽글 꽃망울 소리도 없이 터지듯
우리들의 봄날도 곱게 피어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