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460 서로의 자매꽃이 되자
자매꽃 우정의 꽃
유난히 어수선한 날이 있어요
마음 소란해서 스마트폰도 저만치 덮어두었는데
한참 나중 보니 부재중 전화 알림이 뜹니다
평소에 전화 통화가 드문 친구님의
부재중 전화가 반갑기도 하고
웬일일까 궁금하기도 해서
바로 연결을 해봅니다
오랜만에 듣는 친구님의 목소리가
반갑고 고마운 까닭에 내 목소리도
덩달아 구름을 탄 듯 높아집니다
전화하셨냐 물으며 못 받아 미안하다고
무슨 일 있으시냐 덧붙이자
친구님이 하하 웃으십니다
문득 생각이 나서
사실은 어젯밤 꿈에 보고는
목소리 듣고 싶어서~라고 또 웃어요
어머나 나도 모르게 꿈길 밟아
친구님 곁에 잠시 다녀온 모양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궁금해했던가 보다고
서로 별일 없음을 목소리로 나누고
소란한 날들 가라앉으면 얼굴 보자고
잠깐의 통화를 마무리합니다
목소리로 안부를 주고받는 건
무지개색 안부인사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목소리의 빛깔과 높낮이와 강약에 따라
표정이 보이고 마음이 느껴지니까요
흑백영화처럼 아련한 톡 문자도 그렇습니다
산 아래 친구와도 목소리 통화보다는
주로 톡으로 안부 문자를 나누는데요
톡톡 톡 문자에도 표정이 훤히 다가오고
기분까지도 눈에 보이는 게 참 재미납니다
요 며칠 산 아래 친구의 톡 문자가
기운 없어 보여서 왜인가 물었더니
나른한 봄날이라 늘어진다는 대답이 옵니다
며칠 동안 산 아래 친구의 톡 문자에서
울적함이 느껴진 이유를 나중에 알았어요
친구 엄마 기일이랍니다
어느덧 훌쩍 십수 년이 지나
강물처럼 무심히 엄마를 추억한다는 말이
다시 들어도 그리움으로 와락 다가섭니다
그립다 보고 싶다 그립고 또 보고 싶다~
그래서 친구에게
이렇게 중얼거림을 보냅니다
그래 친구야~
우리 서로에게 서로의 엄마가 되자
서로에게 서로의 딸이 되어주자
때로는 다정한 언니도 되고
가끔은 사랑스러운 동생도 되어주자
서로를 위해 환하게 웃어주는
애틋한 자매꽃이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