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큰길 하나 건너
걸어서 십분 거리에
엄마네 집이 있어서
참 고맙고 행복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가볍게 산책 삼아 다녀올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엄마네 집이 있고
아직 엄마가 내 곁에 계시니
하늘을 향해 고맙고 감사하다고
배꼽인사라도 드리고 싶은 마음입니다
엄마네 집에 가면 아파트 단지에
여리여리 분홍 꽃송이 꽃핀처럼 꽂고 있는
애기 배롱나무가 먼저 나를 반깁니다
작고 어리지만 제법 철이 든 나무라
봄이면 어김없이 연초록 새순을 비죽 내밀고
여름이면 고운 꽃미소 수줍게 건네는
순하고 예쁘고 기특한 나무입니다
안마당으로 조금 더 들어가면
듬직한 삼 형제 나무가
어깨동무라도 하듯이 나란히
무성한 초록 그늘을 사이좋게 드리우고
바람에 초록 잎사귀를 나풀대며
어서 와~반겨줍니다
몇 걸음 더 가면
울 엄마가 무척이나 좋아하시는
한 그루 큰 나무가 있어요
아직 이 세상에 울 엄마네 집이 있고
엄마네 집 곁에서 엄마를 지켜주는
한 그루 느티나무가 있어서
마음이 넉넉하고 든든합니다
엄마랑 아파트 안마당 한 바퀴
천천히 돌다가 큰 나무 앞에 서서
오늘 하루도 잘 지켜 주세요~라고
잠시 기도를 하기도 하는데요
엄마는 키가 엄청 크다고
감탄의 목소리로 큰 나무라 부르시는데
나는 속으로 아버지 나무라고 부릅니다
이 세상에 없는 아버지의 집 대신이라고
큰 나무를 우러르기도 해요
큰 나무와 삼 형제 나무
그리고 꽃분홍 엄마 옷을 닮은
애기 배롱나무가 있는 울 엄마네 집이
이 세상 내 곁에 있는 동안
엄마를 더 많이 아끼고
더 많이 사랑해드려야겠어요
언젠가는 그립고 또 그리워질
저 먼 달나라도 별나라도 아니고
바로 우리 동네 큰길 하나 건너에서
울 엄마네 집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동안
엄마 엄마 울 엄마~라고 많이 부르고
꽃보다 더 예쁜 울 엄마~라고
자꾸자꾸 속삭여드려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