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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Sep 07. 2022

초록의 시간 513 해피 커피

가을 커피 한 잔~

커피라고 쓰고

가을이라고 읽을까요

커피라고 쓰고

인생이라고 읽을까요


커피라고 쓰고

친구라고 읽을래요

마음이 북적이며 심란할 때는

한 잔해~술 한 잔

마음이 순하게 맑을 때는

한 잔 해~차 한 잔이라는데요


반지르르 듣기 좋은  말 대신

진하고 쌉싸래한 향기로 다가오는

한 잔의 커피를 앞에 두면

날씨나 마음이 맑을 때나 심란할 때나

혼자이거나 여럿이 함께이거나

까르르 깔깔 신나게 웃어도 좋고

구차한 하소연 혼자 속으로 

속절없이 중얼중얼거려 괜찮아요

기분을 다독이고 마음을 어루만지는

정겨운 친구가 되어주니까요


커피라고 쓰고

감성이라고 읽어도 될까요

계절이 바뀌면 계절의 끝을 잡고

꽃이 피면 설렘핑계 삼아

꽃이 지면 꽃 그림자보다 깊고 애틋한

그리움을 커튼 자락처럼 늘어뜨리

커피 친구와 함께 합니다


흐린 날은 흐릿한 하늘 보며

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비가 오는 날이면 빗물 톡톡 감성으로

커피 한 잔 친구 삼아 우두커니

때로는 고요하고 적막하게

편안히 마음을 기댈 수도 있으니

오고 가는 계절의 친구로

제법 어울리거든요


그렇담 커피라고 쓰고

해피라고 읽어도  것 같아요

소란한 말 대신 향기로 다가와

씁쓸한 맛과 새콤한 맛

개운한 맛과 은은한 단맛까지

기분을 적시고 마음에 스며들어

저절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하는

향긋한 위로 한 잔이 바로

커피니까요


그래서 내 친구 커피는

해피 커피~!!

부질없는 말 대신 가을빛 향기를 나누고

꽃 같은 그리움까지도 씁쓸한 단맛으로

긴 여운을 남기는 감성 커피~!!


맑고 푸르게 훌쩍 키가 커버린

키다리 가을 하늘 머리에 이고

그대와 나 한 잔 할까요?

해피 가을 해피 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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