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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Dec 10. 2023

초록의 시간 643 이름이 예뻐서

이자벨 레터스

이름이 예뻐서 눈이 가고

자꾸 손이 갑니다

이자벨 레터스~ 동화에 나오는

사랑스러운 공주 이름 같아요


공주도 어른 공주 말고

야리야리한 소녀 공주입니다

연초록 채소 공주

이자벨 레터스~


인형 같은 배우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주인공 소피를 연기한 영화

'레터스 투 줄리엣'이 떠올라

몽그르르 로맨틱한 기분과 함께

'태양이 멈추더라도

별이 빛을 잃더라도

진실이 거짓이 되더라도

내 사랑은 영원하리'라

영화의 대사가 기억나는 순간

줄리엣의 발코니에 가고 싶다는

뜬금 생각에 젖어들기도 합니다


상추를 좋아하는 동생을 위해

초록빛 상큼한 상추를 자주 사는데

상추라는 이름의 채소

고대 이집트 벽화에도

떡하니 그려져 있을 만큼

연식이 아주 오래된 채소랍니다


가끔은 상추 대신

이자벨 레터스를 사기도 해요

복을 싸 먹는다는 상추보다 

여리고 부드러운 이자벨 레터스는

쌈 채소라기보다는

샐러드 채소에 어울립니다


아삭하면서도 쌉싸름한 

맛은 비슷하지만

상추처럼 넓적한 잎이 아니라서

쌈채소로 먹기보다는

샐러드로 먹으면 좋대요


줄기가 가늘고 얇아서

포기로 수확한다는데

초록빛 이파리가 레이스처럼

나풀나풀 갈라져 드레스처럼 예뻐요


발사믹 식초 몇 방울 또르르

떨구어 먹으면 상큼합니다

상추와 치커리를 함께 먹는 맛인데

그러나 치커리의 쓴맛은 덜하고

쌉싸름한 맛이 매력적입니다


잎이 갸름하고 여려서

부드러우면서도 아삭아삭

쓴맛보다는 단맛이 더 많아

기분 좋은 샐러드 채소랍니다


유럽에서 온 유럽 상추

이자벨 레터스는

초록빛 프릴 스커트를 입은 것처럼

하늘하늘 풍성하고 예뻐서

자꾸만 눈이 가고 손이 갑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레터스 자매와도 같은

버터 헤드 레터스도 있는데

도톰하게 부드러운 포기상추랍니다

방울토마토만큼 단맛이 나서 

상큼 달콤~


이자벨 레터스에서 버터 헤드 레터스

레터스 투 줄리엣까지 갔다가

줄리엣의 발코니에 서 보는

엉뚱 상상의 재미까지도

상큼 달콤~


사실 이름이 별건가요

'이름이란 무엇인가

장미를 다른 이름으로 부른다 해도

여전히 그 향기는 달콤한 것을'

셰익스피어 아저씨도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렇게 말씀하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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