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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unring Dec 04. 2023

초록의 시간 637 엄마 보호구역

반가워 엄마

보자마자 느닷없이 엄마가

오른손을 내미십니다

만나서 반갑다고 청하는 손인사

다정한 악수입니다


내 손에는 마침

주머니핫팩이 쥐어져 있어

따뜻한 손으로 엄마의 악수에

답할 수 있어 다행입니다


반가워 엄마~

중얼거리며 엄마가 내민 손을 잡고

엄마 손이랑 내 손이 따뜻하니

온 세상이 따스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엄마와 악수를 나누고

엄마 손에 핫팩을 건네드립니다

은은한 따스함이 좋으신지

엄마가 두 손으로 핫팩을 모아 쥐시니

다소곳한 기도손이 되었어요


기도손을 하고

엄마는 무어라 기도하실까요

정갈한 기도손으로

엄마가 바라시는 걸 묻는 건

당연히 예의가 아니죠


세상 모든 어머니들의 기도는

자식을 위한 간절함일 테니

한참 동안 이어지는

엄마의 기도손이 애틋하고 애잔하여

살며시 눈길을 돌립니다


하늘은 눈 시리게 파랗고

내 마음은 하늘빛으로 물들어요

바람은 차갑게 파고들지만

엄마 손에 따뜻한 핫팩이 있으니

마음이 놓입니다


기도손 그만하시라고

고개를 돌리는데

엄마의 기도손은 이미 풀려 있고

핫팩은 바닥에 떨어져 있으니

그 또한 다행입니다


엄마의 기도가 스며

더 따사로워진 핫팩을 주워

주머니에 넣습니다

내 손과 마음을

따사롭고 아늑하게 주는

엄마표 주머니핫팩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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