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시간 683 단순함이 좋아서
커피 친구 마르게리따피자
앞으로 해도 토마토
거꾸로 불러도 토마토
새콤한 토마토는 고운 빨강으로
사과와 함께 심장을 닮았어요
그래서 심장에 좋은 걸까요
속이 꽉 찬 열매라는 의미를 담아
인디언들은 토마틀이라고 불렀다고 해요
하루 한 알 토마토를 먹으면
속이 꽉 찬 사람이 될까요?
그리고 바질은 초록
싱그러운 생명의 색입니다
쫀득쫀득 모차렐라치즈는 하양
모든 것의 기본인 색이고 빛이죠
세 가지 토핑을 올려 구우면
단순하고 고소하고 담백한
마르게리따 피자가 됩니다
이탈리아의 대표 음식 피자는
이런저런 사연을 가지고 있어요
고대 그리스에서는
동그란 밀가루 반죽으로
접시를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피자의 기원으로 가장 오랜 기록은
페르시아 다리우스 황제의 병사들이
밀가루 반죽을 방패에 구워 먹을 때
치즈와 대추야자를 얹어먹었다고 하니
요래조래 그렇게 저렇게 하다가
동글 납작 피자 한 판이
만들어지지 않았을까요
이탈리아의 대표피자 3 총사 중
단순 담백하고 이름까지 예쁜
마르게리타 피자도
재미난 사연을 안고 있어요
나폴리의 피자 세프 아무개님이
마르게리따 여왕을 위해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펴 만든
도우라 불리는 피자 반죽 위에
이탈리아 국기의 세 가지 색
초록 바질 하양 모차렐라 치즈
그리고 빨강 토마토를 얹어
여왕을 기쁘게 해 드렸기 때문에
여왕의 이름을 붙인 피자라고 하죠
레시피도 정해져 있답니다
피자 반죽은 반드시 손 반죽
토핑은 토마토 바질 치즈 세 가지만으로
특히 치즈는 아펜니노산맥 남쪽지방의
모차렐라 치즈만을 고집한다니
단순할수록 기본이 중요한가 봅니다
게다가 피자를 구울 때
반드시 장작화덕에 구워야 한다는데
울 동네 피자는 장작화덕에 구웠을까요
아니면 전기화덕일까요
비록 장작화덕이 아니더라도
단순하지만 기본에 충실한
마르게리따 피자와 나폴리 커피가
오늘의 즐거움입니다
지금 나는 비록 여기에 있으나
마음만은 날개 날고 훌훌
커피의 성지라는
나폴리에 간 셈 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