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길을 요리조리
빙 둘러 걷습니다
새로운 길도 아니고
설레는 여행길도 아니지만
이왕이면 매일 똑같은 길보다는
조금씩이라도 다른 길을 겉어봅니다
그래서 오늘 만난 풍경은
어제와 비슷한 듯 다릅니다
어제 아침 수줍은 꽃망울이던 장미는
오늘 아침 햇살처럼 눈부시게 피었는데
쌍둥이 장미가 나란히 웃으며
지나가는 이들을 반겨줍니다
키 훌쩍 큰 아빠와 나란히 걷던
꼬맹이 소녀가 장미를 보고는
엄마랑 아빠야 그리고 나~
까르르 소녀의 웃음소리가
꽃망울을 닮았습니다
그렇군요 내 눈에는
쌍둥이 장미꽃으로 보이는데
꼬맹이 소녀의 눈에는
다정한 엄마와 아빠
그리고 사랑스러운
자신의 모습으로 보이는군요
장미가족 앞에서
봐 봐 아빠~
소녀가 웃으며 종알댑니다
나도 꽃이야 딸내미장미야~
딸내미장미 맞습니다
장미꽃 앞에서 고사리손으로
꽃받침을 하며 호호 웃는
사랑스러운 소녀의 모습에
그 곁을 지나던 나도
함께 웃으며 생각합니다
누구나 꽃
아무나 꽃
아침 햇살과 함께 피어나는
우리 모두 사랑스러운 꽃~
그래서 때로는
다른 길을 가봐야 합니다
오던 길과 가던 길
빙 돌아서 가는 길이
순간마다 다르게 보여주는
사랑스러운 풍경과
재미난 풍경을 선물처럼
만날 수 있으니까요
문득 멈추어 돌아본 삶의 순간들이
볼 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듯이
오는 길 가는 길이
보는 이의 눈높이에 따라
바라보는 시간과 방향에 따라
저마다 다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