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글탱글 영영이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탱글탱글 볼 빨간 영영이가
초록 우편함을 바라보며
혼자 놀고 있어요
살그머니 발자국 소리가 들리는데
곰곰 혼자만의 생각에 빠진
영영이는 미처 듣지 못해요
입술을 꼬무락대며 작은 소리로
무슨 노래를 부르는 것도 같아요
영영아~
영영이를 부르는 소리에
그제야 고개를 돌린 영영이가
활짝 웃으며 반갑게 소리칩니다
오토바이 소리도 안 났는데
언제 왔어요? 명후니 오빠
발자국 소리도 못 들었는데~
고개 갸웃거리는 영영이에게
명후니 오빠가 말합니다
오토바이는 저만큼 놓고
살금살금 걸어왔지
영영이 놀라게 해 주려고
아 그런데 빈손이야
영영이가 기다리는
편지는 오늘 없어서 미안~
좀 전에 지나가면서 보니까
영영이가 초록 우편함 앞에 물끄러미
다시 돌아오며 보니 여전히
초록 우편함 앞에 물끄러미~
그래서 잠깐 들렀어
건네줄 편지는 없지만
영영이 얼굴이라도 보려고
고마워요 오빠~
영영이가 반짝
햇살 미소를 지으며
한 걸음 다가섭니다
편지도 좋지만
오빠 얼굴 보는 것도 좋아요
잠깐만 기다려요 오빠
금방 집에 들어갔다 나올게요~
토끼처럼 깡총대며
집안으로 뛰어들어갔다 나온
영영이의 조그만 손에
방울토마토 한 줌이 들려있어요
어떻게 알았지? 명후니 오빠가
방울토마토를 받아 들며 싱긋 웃습니다
오빠가 방울토마토 좋아하는 걸
우리 영영이가 어떻게 알았을까?
딱 보면 척 알죠~
호호 웃으며 영영이가 답합니다
오빠가 영영이더러
탱글탱글 사랑스러운 영영이라고
탱글방토 영영이라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알았죠 뭐~
알아줘서 고마워~
명후니 오빠가 고개를 끄덕입니다
고마운데 오빠가 줄 건 없네?
아 그래 우리 탄이 사진 보여줄까?
영영이도 강아지 키우고 싶다고 했었잖아
까망이 탄이는 울 아부지 껌딱지야
연탄처럼 까매서 이름이 탄인데
우리 집 마당에 놓인 평상은 늘
탄이와 금봉이 저정석이야
거기 앉아 놀다 자다 하니까
엄마가 선풍기도 돌려주고
모기향도 피워 놓으셔
탄이에게는 애틋한 사연이 있어
탄이 엄마가 탄이 낳고 얼마 후
무지개다리 건너 하늘여행을 떠났거든
어미 사랑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우유 먹고 자라던 애기 강아지가
두 달도 채 안되어 우리 집에 왔지
우리 집에 처음 올 땐
아기 베개만 한 강아지였는데
어찌나 먹성이 좋은지
진공청소기처럼 쏙쏙 받아먹더니
지금은 이렇게 자랐단다~
물끄러미 탄이의 사진을 바라보다가
영영이가 중얼거립니다
탄이도 엄마가 그립겠어요
나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