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202 행운을 드립니다
창호지 문화
부지런히 산골을 누비는
자칭 초보 농사꾼 친구가
좋은 책 갈피갈피에
행운을 넣어 보냈습니다
같은 네 잎 클로버인데
빛깔도 크기도 모습도 제각각입니다
키다리도 있고 난쟁이도 있고요
나비처럼 팔랑이듯
두 팔 모아 활짝 펼친 잎도 있고
다소곳이 고개 숙인 얌전이도 있어요
초록이 기본이기는 하지만
연하고 순한 연둣빛도 있고
순진무구 연노랑도 있어요
찐 초록도 있고
세련된 카키도 있고
갈색 가까운 이파리도 있습니다
뜬금없이 놀러 온
적갈색 나뭇잎 하나까지
책상 위에 조르르 늘어놓으니
행운의 페스티벌처럼 재미납니다
그렇군요
옛 어른들이 창호지 바를 때
문구멍 옆에 말린 꽃잎이나 나뭇잎을
하나씩 둘씩 다채롭게 붙여둔 이유를
속 깊은 그 마음을 이해할 것 같아요
저마다 다른 모습
저마다 다른 생각
저마다 다른 문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깊은 뜻이 담겨있어요
내 마음을 두드리며 누가 왔는지
문구멍으로 내다볼 때마다
그 옆에서 잔잔히 웃고 있는
꽃이나 잎을 함께 보며
있는 그대로 고이 받아들이라는
창호지의 속삭임이 들리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