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314 빵순이의 고백
식빵이 좋아
나는 빵순이다
빵 중에서도 달지 않고
부드러운 빵을 좋아한다
갓 구워진 식빵의 냄새도 좋아한다
동네 빵집 식빵 나오는 시간을 알아두고
그 시간에 맞춰 사러 가면
빵가게 안에 가득 퍼지는
고소한 빵 냄새가 참 좋다
바로 나온 따뜻한 식빵을
자르지 않고 사 와서
따뜻하고 보드라운 빵의 결을 따라
손으로 뜯어먹는 걸 좋아한다
차가운 우유 한 잔에
또는 따뜻한 커피 한 잔과
따뜻한 식빵 한 덩이의 행복은
작지만 뿌듯하고 소중하다
식빵을 좋아하는 친구도 생각나고
식빵을 좋아했던 동생도 생각난다
내가 부드러운 속 빵을 먹으면
바삭한 갈색 테두리가 맛있다던
친구도 생각난다
나는 속 빵을 먹고
친구는 갈색 테두리 빵을 먹고
마주 보며 호호 웃던 생각도 난다
그런데 이제부터는 겉 테두리와 속 빵
가리지 않고 함께 먹기로 한다
식빵 껍질에 항산화 물질이 속 빵보다
8배나 더 많다고 한다
밀가루에 없는 항산화 물질이
빵 굽는 과정에서 생겨나면서
면역력도 빵빵하게 챙겨 준다니
좀 거칠더라도 꼭꼭 챙겨 먹어야겠다
그동안 몰라봐서 미안하다고
식빵 테두리에게 정중하게 사과하며
갈색 껍질을 고소하게 먹어본다
겉 바삭 속 촉촉 건강해지는 느낌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