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30 떠돌이 가을 사랑
그대는 알까요
들꽃 송이들이 꽃병에 갇혀 있어요
향기마저도 화병에 머무르고 있죠
바람결에 흐르거나 구름 따라 떠돌거나
흐르고 나부껴야 가을 들꽃인데
떠돌지 못하고 머무르는 향기
그대는 알까요
들꽃은 들이나 숲에 있어야 들꽃이죠
들꽃 향기는 바람에 흩날려야 들꽃 향기죠
들꽃이 꽃병에 갇히면 집 꽃이고
들꽃 향기가 화병에 머무르면 집 꽃 향기일 뿐
흩날리지 못하고 주저앉은 마음
그대는 알까요
가을은 나부낌의 계절이고
깃털처럼 떠도는 바람의 계절이고
정처 없는 나그네의 계절인데요
떠돌지 못하고 머무르는 붙박이 가을은
소리 없이 고인 물과 같아서
향긋한 바람의 손길이 스며들지 않아요
그래서 안타까운 마음
그대는 알까요
바람결에 부대끼지 않는 가을은
그림 속 조용한 들꽃 같아서
눈부신 가을볕과 눈짓 나누지 못하고
차갑게 빛나는 별빛과 소곤대지 못해요
소리가 나오지 않아 소리 낼 수 없는
안타까움을 그대는 알까요
고요히 다가서는 가을의 향기가
바람에 나부끼는 스카프 자락처럼
팔랑대고 나풀나풀 나돌아 댕기며
고운 단풍잎들과 함께 휘날려야 가을이죠
골목골목을 제멋대로 쏘댕기는 바람과
친구 하며 떠돌고 싶은 내 마음
그대는 알까요
쌉싸름한 초콜릿 빛깔의 가을이 오고
붉디붉은 열정의 가을빛이
우리 곁에서 무르익을 때
들판의 꽃들처럼 햇살과 바람 안고
눈부시게 웃고 싶은 내 작은 바람을
그대는 알까요
가을엔 자유로운 발걸음으로
향기로운 떠돌이가 되고 싶은
내 마음 그대는 알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