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48 익어가는 사랑

아름다운 일상

by eunring

노각은 연로한 어르신 오이죠

오이과 채소지만 초록 오이가 늙어

노각이 되는 아니라 처음부터 노각입니다

오이는 늘씬족 노각은 통통족

오이 껍질은 초록색에 가시가 있고

노각은 껍질이 누른 빛에 가시가 없어요


어릴 적 외할머니가 조물조물 무쳐주시던

노각무침은 아삭하고 상큼하니

맛있는 반찬이었는데요

엄마손으로는 그 맛이 덜 났고

내 손으로는 더구나 그 맛이 안 나는 건

대체 왜 무엇 때문일까요?

물으나 마나 손맛의 부족이겠죠?!


수분이 많아 갈증 해소에 좋고

피로 해소에도 좋다는 노각을 씻고 썰어

안젤라 언니가 곱게도 사진으로 찍으셨어요

소금과 설탕에 절였다가 식초도 툭톡

새콤 달콤 매콤하게 노각무침을 하신답니다


맛있는 노각무침을 저녁 식탁에 올리며

안젤라 언니는 새아씨처럼 행복하실 거예요

삼 시 세끼 돌밥돌밥의 시간들이

어디 하나 부족함 없이 아름다운 일상이고

은총의 시간임을 이미 알고 계시니까요


노각처럼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노각의 누른 빛처럼 화려하지 않으나

드러나지 않는 넉넉한 편안함이고

노각처럼 묵묵히 익어간다는 것은

노각의 아삭하고 상큼한 알맹이처럼

너그럽게 깊어가는 사랑의 진심인 거죠


베드로 님을 향한 사랑 듬뿍

코로나 일상마저 아름다운 일상으로

끌어안으며 곱게 무르익어가는

안젤라 언니의 고백 들어보실래요?


'그대 언제

이런 시간을 가져 보았나요?

주님이 마련해 주신

평화롭고 은혜로운 쉼의 시간

우리 더불어 함께하는 일상의 시간에

그저 감사드릴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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