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498 커피 꽃이 필까요?
커피나무에게
커피나무에 피어난
새 잎이 연둣빛으로 싱그럽습니다
베란다 창가 자리 직사광선을 피해
햇살이랑 바람 잘 통하는 자리에 두었더니
저 혼자 새 잎이 나왔어요
아니죠 혼자가 아닌 거죠
반쯤 걸러 들어오는 햇살이랑 친구하고
창문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랑 소곤대다가
시원한 물도 마셔가며 연둣빛 새 잎 돋아
반짝반짝 윤이 납니다
커피가 좋아서
커피나무 한 그루 화분에 심어 두고
가끔 들여다보는데
진한 초록잎들 위로 돋아난
새 잎이 예쁘고 싱그럽고 반갑습니다
연둣빛 새 잎은 나왔는데
새하얀 커피 꽃도 필까요?
재스민 향과 비슷하다는
커피 꽃 향기도 만날 수 있을까요?
키피 존이 아닌 우리 집에
빨간 커피콩이 맺힐까요?
커피나무는 적도를 사이에 두고
북회귀선과 남회귀선 사이에서 잘 자란답니다
그 지역을 커피 벨트라고 부르죠
커피 존이라고 하고요
커피나무는 서리가 내리지 않고
기온이 너무 높거나 낮아도 안 된다는군요
습도와 강수량도 적당해야 하고요
우리 집 베란다가 커피 존은 아니지만
몽글몽글 꽃순이 맺히고
새하얀 커피 꽃이 필 날을 기다려봅니다
그러고 보니 가끔 내다보고
과연 꽃이 필까 들여다보기만 하고
물 한 번 내 손으로 준 적이 없네요
커피나무에게 미안하다고
고마움의 눈인사를 건네봅니다
내가 무심히 커피 마시는 동안
잘 자라준 커피나무야 고맙다
싱그러운 새 잎을 피워내는 동안
물 한 번 주지 못해 미안해
언젠가 새하얀 커피 꽃도 피워주기를
커피 마시며 기다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