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43 킬리만자로의 눈
헤밍웨이가 사랑한 커피
헤밍웨이를 처음 만난 건
라떼는~ 국민학교이던
초등학교 5학년 무렵일 것이다
외삼촌의 책꽂이에 꽂힌 헤밍웨이 전집을
아무 생각 없이 꺼내 읽기 시작했던
기억이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엄마 따라 보러 갔던 영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가
그 속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는 아마 '킬리만자로의 눈'이라는
단편을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도
여주인공 마리아가 나오는 부분만
골라가며 읽었으니까
나중에 헤밍웨이가 엽총으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는 것을 알았고
'킬리만자로의 눈'을 읽었다
'만년설로 덮인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다는 킬리만자로
서쪽 봉우리는 마사이어로 신의 집이라고 불린다
정상에는 얼어붙은 한 마리 표범 시체가 있다
표범이 그 높은 곳에서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는
아무도 설명해 주는 사람은 없었다'라고 시작하는
'킬리만자로의 눈'의 주인공 해리는
죽음을 앞두고 있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고 그는 생각했다
어쩌면 제대로 끝낼 수 있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을지 몰랐다
결국 술 한 잔 마시는 걸 가지고
말다툼이나 하면서
인생의 막을 내릴 것이다'
자신의 삶과 재능을 낭비하며 살아온
작가 해리는 다시 글을 쓰며 새롭게 살기 위해
아내 헬렌과 아프리카에 갔다가
우연히 만난 사고로 죽음을 맞이하면서
과거에 대한 회한과 깊은 고독을 마주하고
죽음의 순간에 구조되는 꿈을 꾸다가
킬리만자로를 보는 것으로 마무리한다
'그곳에서는 거대한 킬리만자로의
네모난 꼭대기가 햇빛을 받아
황홀함을 내뿜고 있었고
순간 자기가 가고 있는 곳이
바로 저곳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비로소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며
자각한다'
킬리만자로는 커피로도 유명하다
헤밍웨이가 사랑한 커피
'킬리만자로'는 조화롭고 부드러우며
영국 왕실에서 즐겨 마시는 커피로
커피의 신사라고 불리고
탄자니아는 바나나 나무를 심어
커피나무에 그늘을 드리우는
셰이드 그로운으로 유명하다
케냐와 탄자니아에 걸쳐 있는
세렝게티 초원에서
사냥과 낚시를 즐겼다는
헤밍웨이를 생각하며
한 잔의 킬리만자로를 마신다
내 앞에 놓인 지금 이 순간을
깊이 사랑하는 마음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운
킬리만자로 한 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