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686 눈물이 마를 때
늦가을 사진 속에 물드는
감나무가 휑하니
빛바랜 이파리들은 다 떨어지고
주홍빛 감들만 매달려
말라가고 있듯이
눈물이 마를 때가 있어
펑펑 울고 싶은데
감나무 이파리 다 떨어져 메마르듯이
눈물이 말라붙어 더 서러울 때가 있어
그럴 땐 하늘이 대신 울어주지
주홍빛 감들이 매달린 나뭇가지 사이
휑한 눈망울로 하늘이 울어주는
지금은 늦가을이야
소리가 마를 때도 있어
소리 내어 울고 싶은데
떨어진 감나무 이파리 소리도 없이 구르듯이
소리가 말라붙어 더 슬플 때가 있어
그럴 땐 바람이 대신 소리 내 울어주지
잎을 떨구어 낸 휑한 나뭇가지 사이로
바람의 울음소리 소치고 지나가는
지금은 늦가을이야
마음이 말라버리기도 해
마음을 내려놓고 싶은데
바스락 소리도 안 나서 더 아플 때가 있어
그럴 땐 낙엽이 대신 뚝뚝 내려앉지
바스락 나엽들이 크고 작은 손바닥들을
얼기설기 땅 위에 내려놓고
마음을 포근하게 받아 안을
다정한 준비를 하는
지금은 늦가을이야
그래도 여전히 마르지 않는
맑은 샘물 하나 있지
오고 가는 계절의 흐름과 상관없이
나를 귀하게 아끼고 소중한 너를 지키며
마르지 않고 찰랑이는 샘물
그건 사랑의 마음이야
해맑은 눈물보다 투명하고
소리보다 영롱하게 스치고 지나며
마음이 붉게 영글어 맺히는
사랑의 꽃단풍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