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로하다 752 그리움의 발자국도 거리두기
자매들의 뷰티살롱 30
무늬만 첫눈은 얼마 전 어설프게 다녀가고
오늘 진짜 첫눈이 내린다고
친구님이 하얀 눈 위에
또박또박 발자국 사진을 보내왔어요
창문을 열고 내다보니
하얀 눈이 소리도 없이 내려오고 있어요
길 건너 초등학교 운동장이
하얀 눈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잠깐 눈 구경하러 나가보려고
일상의 백신 마스크부터 챙기고
패딩 걸쳐 입습니다
눈 마중에도 마스크 필수니까요
코로나 일상이다 보니
겨울옷을 제대로 챙기지도 않고
챙길 필요도 그다지 없어
게으름 피우는 사이에
겨울이 와락 밀려들고 있어요
매일 집콕이니 편한 옷차림에
잠깐 밖에 나갈 때 걸치는 패딩 꺼내 놓고
모자 하나 챙기고 마스크 챙기면
아쉬울 게 1도 없으니까요
그러다 보니 쌓이고 늘어가는 게
집 밖 필수품인 마스크인데요
자꾸만 게을러지고 늘어지는 일상에
유일하게 거울과 친한 뷰티 아이템이죠
일단 건강을 지키는 방패이면서
편해야 하고 이왕이면 착용샷도
어설프지 않아야 하니까요
엄마가 검정 마스크 싫어하시지만
덜컥 깜장으로 한 박스를 사놓고
엄마 뵈러 갈 때는 하양으로
엄마 안 보실 때는 깜장으로 쓰며
혼자 피식 웃곤 합니다
엄마는 유난히 검정을 기피하시는데
나는 깜장 모자도 쓰고 싶고
깜장 옷도 입고 싶고
마스크라도 깜장으로 쓰고 싶으니
학교 다닐 때 같은 교복이라도
조금이라도 다르게 입고 싶었던
청개구리 마음이라고나 할까요
매일 마스크를 쓰다 보니
숨 쉬기 편한 마스크를 찾게 되고
얼굴 절반을 가리는 마스크에도
그 나름 표정이 있는 것 같아서
마스크 고르는 데 유난을 떠는
내가 웃프기도 합니다
마스크에서 해방되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현실은 아니죠
무조건 반드시 마스크가 일상의 백신이니
하양 마스크에서라도
살짝 비켜나고 싶거든요
엄마가 좋아하시는
분홍이나 보라 마스크를 쓰면
엄마에게 이쁨도 받고 환영도 받겠지만
분홍 보라 대신 흐린 회색 마스크로
적당히 타협을 해 봅니다
비둘기색 마스크를 쓰고
엄마 잔소리 기대하며
엄마에게 갔는데 웬일일까요?
엄마가 아무 말씀 없으시니 무사통과~
다음번에는 한 배짱 더 나가서
초록 마스크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그냥 이렇게라도 철없이
마스크 호사라도 누리며
갑갑한 일상을 견뎌보고 싶어요
갑갑하다는 말도 사치라고
친구가 그랬지만~
건강도 지키면서 숨 쉬기도 편하고
덤으로 마음 편하고 기분도 좋은 마스크를 쓰고 마스크 안에서라도 활짝 웃어보고 싶어서
마스크 단단히 여미고
하얀 눈 위에 발자국 찍으러
동네 한 바퀴 돌러 나갑니다
그리움의 발자국도
당연히 거리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