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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Aug 02. 2019

혁신에는 출발점이 있다

혁신은 제1 사고 원리를 바탕으로 고객에서   출발하라

혁신이 어려운 이유는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낡은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일찍이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상식이란 18살까지의 편견의 집합체’라 하였다.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존의 상식과 지식, 선입견, 편견을 깨야 얻을 수 있다. 혁신은 이루기도 힘들지만 받아들이기도 힘들다. 이는 혁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며,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미 익숙한 고정관념에서 편안함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고정관념의 탄생


하이데거(Martin Heidegger)는 ‘산다는 것은 언어를 갖는 일이며,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하였다. 이는 언어에 의해 관념과 ‘의미’의 세계가 존재하게 되고, 그러한 세계에서 여러 가지 존재와 사건들이 인간의 의식 속에서 나타나 서술의 대상이 되고, 그러한 공간 속에서 인간은 자신이 놓여있는 객관적 상황을 통제하고, 미래를 계획하고 그러한 것들을 기초로 어떤 행위를 이성적으로 선택하면서 삶을 창조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의미도 되지만, 한편으로는 언어라는 것으로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그 안에 존재하도록 함으로써 일정한 틀을 갖게 되고 그 틀을 통해 고정관념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이다. 


고정관념을 벗어나 혁신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고려 요소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본질을 파악하는 것과 고객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의료산업과 같이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한 공익적인 성격이 강한 산업에서는 꼭 되새겨야 할 문제이다. 



제1사고의 원리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사고의 제1 원리는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의 형이상학(形而上學)에서 부터 시작된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가 주창한 제1 원리는 ‘의심할 여지없는 궁극적 논거’를 말한다. 예를 들어 수학의 제1 원리는 ‘두 점 사이의 최단 거리는 직선이다’, ‘ 평행하는 두 직선은 만날 수 없다’와 같은 공리들이다. 즉, ‘제1 원인을 제외한 모든 존재는 그것이 존재하게 된 원인이 있다. 그러나 제1원인 만은 예외여서 제1 원인을 존재하게 하는 원인 같은 것은 없다.’ 즉 제1 원인은 절대 가정이고 진리이다. 


이를 가장 잘 활용한 경영자는 미국 전기자동차 회사 테슬라(Tesla)의 엘론 머스크(Elon Reeve Musk) 회장이다. 그는 ‘디그(DIGUE)’창업자 케빈 로즈(Kevin Rose)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무슨 일을 할 때 제1 원리에서부터 시작한다. 흔히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을 따르기보다는 확고하게 제1 원리(First principles)를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하였다. 즉, 낡은 습관을 버리고 문제의 근본부터 독립적인 방식으로 사고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노자(老子)가 말하는 이름이 생기기 이전의 근본적인 상태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이다.  

  


그림에서 처럼 S1, S2, S3…의 상태에서 생각하면 너무 국소적인 시각에 빠지거나 전체를 보지 못하고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다. A라는 제1 원리 차원에서부터 하나씩 생각을 전개해야 S1, S2, S3와 같은 가정에서 유도된 특정 결과들로부터 ‘직관적 도약’이 가능하고, 이것이 바로 혁신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포스트잇을 포스트잇으로 만 생각하면 사각형으로 만들어진 붙일 수 있는 메모지만 생각하게 되고 생각을 더 전개한다 하더라도 사이즈 크기만 달라질 뿐 온통 사각형의 알록달록한 포스티 잇만 만들 뿐이다. ‘어딘가 메모를 하고 그 메모한 것을 붙이는 것’이라는 근본으로 돌아가야 그것이 원형이 되든 세모가 되든, 자유로운 길이로 끊어서 쓰는 형태 즉, 무엇이든지 쓰고 그것을 어딘가 붙여놓을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부착형 메모지가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혁신은 고객에 대한 인식 전화에서부터 시작된다


혁신은 고객에 대한 인식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카이스트 교수이자 칼럼니스트 윤태성은 ‘고객은 毒이다’를 통하여 고객은 기업(또는 병원)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한다는 독특한 개념을 전개하였다. 즉, 고객을 어떻게 보고 인식하느냐에 따라 기업(병원)이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통계청에서는 2017년 기준으로 한국인은 1인당 연간 512잔의 커피를 마시고 국민 전체로 보면 연간 265억 잔을 마신다는 엄청난 발표 - 연합뉴스, 커피에 빠진 한국인…지난해 커피시장 규모 10조 원 첫 돌파(2018. 2. 18일 자) 중에서 - 가 있었다. 엄청난 양이 아닐 수 없다.


커피에 빠진 한국인 <사진출처 : 연합뉴스 2018. 2. 18>


100미터만 걸어가도 한 두 개쯤은 보이는 커피숍 중 어느 커피숍은 잘되고 어느 커피숍은 한산하다. 그 차이는 무엇일까? 물론 커피 맛도 중요하지만 커피숍에서 고객을 어떻게 대우하고 바라보느냐에 따라 더 크게 좌우된다. A 커피숍에서는 4,00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을 사러 온 고객으로 대우하는데 B 커피숍에서는 1억 원짜리 최고급 커피를 사러 온 고객으로 대우한다면 결과는 확연하게 달라질 것이다. A, B 커피숍의 차이는 CLV-CustomerLifetime Value -를 단순히 한 번의 RFM -Recency, Frequency, Monetary -으로 보느냐? 아니면 평생의 가치로 평가하느냐에 따른 차이이다. 즉, A커피숍은 그냥 한번 4,000원짜리 아메리카노 커피를 사러 온 고객이라고 생각하는데 반하여 B 커피숍은 512잔*4,000원*55년 = 112,640,000원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1억 원짜리 최고급 커피를 사러 오는 고객으로 생각한다. 


같은 관점에서 병원에 찾아온 감기 환자를 단순 감기약 처방에 그치는 시간만 잡아먹는 재진 환자로 볼 것인지, 마치 1억 원을 기부한 고객 -국민 1인당 평생 의료비는 1억 원 넘어…(디지털타임스, 2015. 7. 23일 자)-처럼 대할 것인지 고객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가 미래를 좌우한다.   혁신은 새로운 것을 찾아내고 거창하게 무엇인가를 바꾸고자 하는 노력도 있지만, 차분하게 이름이 생기기 이전의 근본 상태로 돌아가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이것을 사용하는 고객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지에서부터 시작하는 작은 행동 변화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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