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숫자 3을 알면 현상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
살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숫자는 ‘1’이나 ‘3’이다. ‘1’은 처음, 1등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고 아무래도 처음 순서이기 때문에 빈도가 많은 것을 제외한다면 숫자 3은 우리가 살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숫자이다. 인생을 과거·현재·미래로 구분하기도 하고, 하루를 오전·오후·저녁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게임을 할 때 가위·바위·보도 꼭 삼세판을 해야 결론이 난다. 올림픽 등 스포츠 경기에서도 세 명의 우수한 선수에게 금·은·동메달을 걸러준다. 이밖에도 숫자 3에 관련된 구분자는 수도 없이 많다. 왜 그럴까? 그 내용 역시 3개로 구분하여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숫자 ‘3’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완벽한 숫자를 의미한다. 하나만 있으면 불완전하고 둘이면 대립이나 구분이 될 수 있으나 숫자 ‘3’은 완전함을 의미한다. 서양에서 숫자 ‘3’은 善을 상징하는 1과 惡을 상징하는 2가 더해진 완벽한 숫자라는 의미이다. 더하거나 뺄 것 없는 안정된 구조를 가진 숫자가 3이기 때문에 성경이나 동·서양 신화에 숫자 ‘3’ 또는 세 가지로 무엇인가를 구분하는 형태가 빈번히 등장한다.
게르만 신화에 나오는 최초의 신들은 오딘(Odin), 빌리(Vili), 베(Ve) 등 삼 형제다. 성서에서는 성부, 성자, 성령의 三位一體를 말한다. 동방박사도 셋이고, 그들이 가져온 선물도 황금, 몰약, 유황 등 세 가지이다. 불교에서는 3 존불(부처님을 중심으로 왼쪽에는 문수보살 오른쪽에는 보현보살이 위치한 것을 말함)이 존재한다. 라틴어 명언 중에는 “셋으로 이루어진 것은 모두 완벽하다”라는 말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우스(Zeus)는 신들의 제왕이 되고 나서 자신은 하늘을, 하데스(Hades)에게 지하세계를, 포세이돈(Poseidon)에게 바다를 다스리게 하여 천하를 삼등분한 신화도 숫자 ‘3’과 관련이 있다.
이와 같이 고대 신화에 숫자 ‘3’이 자주 나오는 이유는 고대인들이 해보다는 달을 더 숭배한 데서 유래한다고 한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고대인들은 달을 위대한 여신으로 모시고 복을 빌었다고 한다. 달은 크게 초승달, 보름달, 그믐달 등 세 가지의 모습으로 변한다. 숫자 ‘3’이 세계 신화에서 신성한 숫자로 여겨지며 빈번하게 등장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우리나라 신화에 등장하는 숫자 ‘3’은 단군신화의 삼신(三神)인 환인, 환웅, 단군의 신화가 그렇고, 고구려의 시조 주몽의 어머니 유화도 세 자매 중 큰언니였다. 주몽이 고향을 떠날 때 따라왔던 신하들도 오이, 마리, 협보 세 명이었다. 신화뿐만 아니라 국가나 부족의 형태도 고구려·백제·신라 삼국의 형태라든지 마한·진한·변한 과 같은 삼한의 형태도 숫자 ‘3’과 연관이 있다. 오늘날에도 제주도는 돌·여자·바람이 많다 하여 삼다도(三多島)라 부르는 것도 숫자 ‘3’과 연계성이 있다. 뿐만 아니라 만세도 세 번 불러 만세삼창이라 하고 음식 중에서도 간장, 고추장, 된장을 일러 삼장이라 한다. 옛 성인 중에서 노자는 삼보(三寶)라 하여 ‘자애’와 ‘검소’와 ‘천하’에 앞서지 않음을 강조하였고, 예수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라는 세 가지를 강조하였다.
이렇게 위대하고 신성한 의미를 지닌 숫자 ‘3’은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속담이나 심지어 유행가 가사에도 등장한다. 최진사댁 셋째 딸도 그렇고, 아기돼지 삼 형제는 물론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등 숫자 ‘3’은 우리가 생활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수없이 반복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하물며 건배 자리에서 조차 같은 단어를 세 번씩 반복하기도 한다. 위하여·위하여·위하여~
우리가 살아가면서 숫자 ‘3’을 자주 이용하는 이유는 첫째, 숫자 ‘3’은 완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우주의 구성을 시간·공간·물질과 같이 세 가지로 구분하는 물리학에서부터 곤충을 머리·몸통·다리로 구분하기도 하고, 나무는 뿌리·줄기·잎으로 구분하며 물체의 상태도 기체·고체·액체로 구분함으로써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다.
둘째, 숫자 ‘3’(세 가지)으로 구분하면 강력한 강조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 완벽을 의미하는 숫자이기 때문에 강력한 효과를 나타낼 수도 있지만 3번 강조함으로써 어떤 의미를 강력하게 강조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각종 유명한 연설에서는 어떤 단어를 3번씩 강조하거나 세 가지 강조점을 두는 연설이 자주 등장한다. 스티브 잡스(Steve Jobs)가 스탠퍼드대학 졸업식 연설에서 ‘점을 연결하는 이야기’와 ‘사랑과 상실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죽음에 대한 이야기’ 등 세 가지 이야기로 구분하여 감동적인 연설을 하였다는 것은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이다. 또한 에이브라함 링컨(Lincoln, Abraham)이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을 주장한 것도 유명한 일화이다.
세 번째는 숫자 3은 기억하기 쉽다. 한 가지도 기억하기 쉽지만 한 가지를 넘어갈 경우에는 세 가지로 구분하는 것이 기억하기 쉽다. 2가지는 왠지 부족한 듯하고 네 가지는 많은 듯하며, 세 가지는 적당한 듯 느껴진다.
넷째, 세 가지는 가장 적은 단위로 이룰 수 있는 안정성이 있다. 예를 들어 선 하나는 안정적이지 않고, 두 개의 선은 평행하거나 엇갈릴 수 있지만 삼각형은 안정을 이룬다. 사각형도 안정성이 있지만 3개의 선분보다 하나 더 있어야 안정을 이룰 수 있으니 최소 단위는 아니다.
이와 같이 숫자 ‘3’은 여러 가지 강점이 있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자주 사용되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 이 설명에서 눈치챘겠지만, 이 글에서도 숫자’ 3’을 자주 사용하는 이유를 세가지만 드는 것이 더 효과적이었을 거라고 느꼈을 것이다. 굳이 삼각형 예시를 통한 안정성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숫자 ‘3’은 완벽하고, 강조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기억되기도 좋다는 장점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3’의 중요성을 강조하다 보니 숫자 ‘3’을 잘못 오인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사람은 태어나서 죽을 때 가지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잘 못된 믿음이다. 어떻게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하게 3번의 기회가 균등하게 주어질 수 있단 말인가? 더구나 그 세 번의 기회가 우리나라 사람에게만 온다고 믿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왜냐하면 사람마다 세 번의 기회가 찾아온다면, 이런 믿음을 알지도 못하고 갖고 있지도 않은 아프리카 원주민에게도 동일하게 세 번의 기회가 오는 것이 맞는 것일 테니 말이다. 기회란 모든 사람에게 균등하게 3번씩 오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기회”란 황금빛의 신비한 생명체이다. 온몸이 미끌거려 손으로 쉽게 잡히지 않고 잘 빠져나간다. 힘차게 퍼덕일 수 있는 날개가 있어 재빨리 눈에서 멀어질 수도 있다. 뿔이 세 개 달려 있어 세 개의 뿔을 다 잡을 수도 있고 요행히 하나의 뿔만으로도 손에 잡힐 수 있다. “기회”라는 생명체를 평생 보지 못할 수도 있고 여러 번 만날 수도 있다. “기회”라는 생명체를 볼 수 있는 것은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지만 “기회”를 찾기 위해 눈을 크게 뜨거나 “기회”를 잡기 위해 튼튼한 장갑을 준비하고 채집망과 같은 도구를 준비하는 것은 나의 몫이다.. 늘 깨어 있어야 한다. 지금 “기회”란 생명체가 당신 옆에 앉아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렇다면 숫자 ‘3’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우선 복잡하고 어려운 일을 세 가지로 구분하고 중요한 것은 세 번 언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숫자 ‘3’은 완벽한 숫자이고, 강조할 수 있고, 오래 기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전략 수립의 신” 저자와 “생각정리 스킬”의 저자들은 로직트리 방법을 설명하며 What tree로 구성요소를 분해하고, Why tree로 원인을 분석하며 How tree로 과제 및 해결방안을 도출하는 로직트리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전략을 수립할 때나 글을 쓸 때,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면접을 볼 때, 누군가를 설득하려 할 때 최소 단위로 3개를 구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시간이 있거나 더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3개로 구분된 각각에 대하여 다시 3개씩의 보충 설명을 하는 방법이 효과적이다. 끝으로 강조해야 할 사항 또는 반드시 설득해야 할 사항이 있다면 어떤 형태를 이용해서라도 3번의 강조를 하는 것이 효과적인 숫자 3의 활용법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