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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병태 Aug 23. 2019

A-07. 치킨집 보다 세배 많은 커피숍

새로운 마케팅 시각으로 분석한 스타벅스 성공의 세가지 관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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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2017년도 1년간 마신 커피 값이다. 약 12조 원! 우리나라 1년 국가예산[1]의 2.5%, 1년 국방비 예산[2]의 24%에 해당하는 금액이 1년간 국내에서 소비한 커피값이다. 커피는 우리에게 어떻게 왔으며, 우리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우리는 커피를 왜 그렇게 좋아하고 즐기는가? 수많은 스타벅스에 대한 성공스토리 분석이 있지만 다시 한번 커피 산업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고 성공을 위한 인사이트를 새로운 시각으로 찾아보자.



1.    언제부터 커피였을까?, 커피의 기원을 찾아서


‘어려서부터 커피 마시면 머리 나빠진다’는 70년대 80년대 어른들의 충고에 더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대학생이 될 때까지 참고 참았던 기억이 난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많은 호기심이 느껴지는 인간의 본능 때문에 커피에 대한 열망이 커서 그런지 대학에 들어가서 가장 먼저 해보고 싶었던 것이 미팅과 커피였던 것 같다. 지금은 중·고등학교 때부터 미팅과 커피에 대한 경험이 시작되니 그만큼 조숙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나라는 언제 커피가 들어왔는지 분명치 않으나 조선의 26대 마지막 왕인 고종이 커피를 좋아하여 대신들에게도 권하였다는 기록이 우리나라 최초의 커피였을 거라는 주장이 가장 유력한 주장이다. 그러므로 고종이 재위(1864년~1897년)하던 1890년대 후반이 우리나라의 커피 도입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이후 우리나라의 커피산업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여 1960년경에는 버스 터미널이나 기차 종착역 근처의 다방에서 직접 타 먹는 커피 특히, 노른자 동동 띄운 모닝커피가 유행하였다.

노른자가 들어 있는 모닝커피<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1980년대에는 TV 보급이 늘면서 서부영화의 영향으로 서부개척시대 마부들이 마시던 뜨거운 커피에 생크림과 설탕을 얹어 먹는 방법의 비엔나커피가 유행하였고, 1990년대 대부분의 커피는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믹스커피였다. 1:2:3의 황금비율[3]까지 공개되며 타 먹는 믹스커피는 봉지커피까지 등장하며 선풍적인 인기를 이끌었고 그 명맥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커피산업이 전문화되면서 각종 커피전문점이 등장하였고 커피의 종류도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카페라테, 마키아또, 카페모카, 아포가토, 더치커피, 드립 커피 등 모든 종류의 커피가 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흑설탕의 고유한 향기를 머금은 대만의 흑당 라테가 여성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유행하고 있다.


2018년도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커피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하여 2017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들이 1년간 마신 전체 커피량은 265억 잔이다. 이를 국내 인구 5,177만 명을 감안했을 때 1인당 마신 커피는 512잔에 해당한다. 국민 중 18세 미만의 어린 인구들을 뺀다면 성인 1인당 마신 커피량은 어마어마한 숫자가 아닐 수 없으며, 가히 커피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2017년도의 커피 전문점 수는 그 흔한 편의점의 두배이고 치킨집의 세배이다. 그리고 그 숫자는 점점 더 늘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2017년도 1년간 한국 커피 소비량<사진출처 : 관세청 홈피>

이와 같이 성장 발전하고 있는 커피가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정확하지 않지만 에티오피아 칼디(Kaldi)의 전설과 아라비아 셰이크 오마르(Sheik Omar)의 전설이 있고, 그중에서도 칼디의 전설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기원전 6세기 무렵 에티오피아의 목동이었던 칼디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카파(Kaffa)라는 험준한 산악(홍해의 수도원 근처)에서 염소들을 돌보고 있었는데 염소들이 어느 순간 유난히 흥분하여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밤에도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얌전했던 염소들이 갑작스럽게 흥분한 모습을 본 칼디는 염소들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한 결과, 빨간 열매가 달린 커피나무 잎사귀를 먹었을 때 이러한 현상을 보인다는 것을 알고 그 열매를 직접 먹어보니 신기하게 기분이 상쾌해지고, 이상한 기운이 넘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칼디의 전설<사진출처 : 위키백과>

칼디는 이러한 사실을 수도사에 알리게 되었고, 이후 그 빨간 열매는 " 잠을 쫓고 영혼을 맑게 해 주는 신의 축복"이라고 하여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커피가 전 세계적으로 확대된 경로를 보면 칼디가 발견한 빨간 열매가 에티오피아에서 홍해를 건너 예맨(Yemen)으로 전파되었고, 예맨에서부터 세계 최초로 커피나무 재배가 시작되어 이를 계기로 대량생산 체제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오늘날 예맨의 모카(Yemen Mocha)는 자메이카의 블루마운틴(Jamaica Blus Mountain)과 하와이언 코나(Hawaiian Kona)와 함께 세계 3대 커피로 불린다. 커피가 유럽에 전파된 것은 1600년 경이며, 유럽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아 지금의 카페 문화가 등장하여 오늘날 커피산업의 모태가 되었다.


커피의 식물학상 속명은 "coffea"이다. "기운을 북돋우는 것"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그 어원은 에티오피아 북부지역인 "카파(Kaffa)라는 지명에서 유래되었다. 이후 커피는 유럽으로 전해지면서 이탈리아에서는 caffe, 프랑스에서는 cafe', 독일에서는 kaffee, 네덜란드에서는 koffie, 영국에서는 coffee로 불리게 되었다.  일본은 네덜란드 영향으로 코히, 중국은 가배, 러시아는 kophe, 체코는 kava, 베트남은 caphe로 불리고 있다.  



2. 커피 전문점 전성시대, 스타벅스의 비약적인 성장


우리나라에는 다양한 커피 전문점들이 있다. 2019년 한국기업평판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면 국내에 29개의 대형 커피 전문점이 있다. 이중 스타벅스(Starbucks) 전문점이 가장 널리 퍼져있고 국민들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벅스는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2위인 커피빈(Coffeebean)의 브랜드 평판보다 무려 4배나 높은 평판지수를 나타내고 있으니 압도적인 인기 브랜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위 그룹인 커피빈, 투썸플레이스, 이디야는 약간의 점수 차이는 있지만 근소한 차이를 보이며 2위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2019년도 커피전문점 브랜드 조사

그렇다면 스타벅스는 무슨 이유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일까? 스타벅스는 2017년 기준으로  64개국에서 총 27,339개의 매점을 운영하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다국적 커피 전문점이다. 최초의 스타벅스점은 샌프란시스코대학교(University of San Francisco) 동창인 3인의 동업자 고든 보커 (Gordon Bowker) 제리 볼드윈(Gerald Jerry Baldwin), 지브 시글(Zev Siegl)이 1971년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서 개점한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스타벅스 창업자인 고든 보커(좌), 제럴드 제리 볼드윈(중앙), 지브 시글(우)

1970년대 대다수 미국인들은 쓴맛이 강한 로부스타(Robusta) 커피를 주로 마셨지만, 3인의 스타벅스 창업 동업자는 부드럽고 향기가 뛰어난 아라비카(Arabica) 원두를 선호했다. 그렇지만 북미 쪽에는 아라비카 원두를 판매하는 공급처가 많지 않았고, 이들이 거주하던 시애틀에는 한 곳도 없었다. 이들은 그런 불편함을 없애고자 시애틀 인근에 자신들이 직접 아라비카 원두 판매점을 열기로 뜻을 모아 커피 전문점을 오픈한 것이 기원이다. 상호명인 스타벅스는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소설 모비딕(Moby-Dick, 백경)에 등장하는 일등 항해사 ‘스타벅’의 이름을 딴 ‘스타벅스 커피, 티 앤 스파이스(Starbucks Coffee, Tea and Spice, 스타벅 3명이라는 뜻으로 ‘스타벅스(복수형)’를 취함)’와 사이렌(Siren, 바다의 신)의 형상을 응용해 간판을 만들었다. 이것이 오늘날 ‘스타벅스’ 브랜드의 시작이다.


시애틀의 조그만 커피숍이 오늘날과 같이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로 성장하게 된 계기는 1983년 하워드 슐츠(Howard Schultz)가 스타벅스 커피, 티 앤 스파이스에 합류하면서부터이다. 하워드 슐츠는 원두 판매점에서 감성적 체험을 제공하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스타벅스로 전환했다. 이후 스타벅스는 세계시장에 진출해 프랜차이즈 가맹점을 늘려나갔고, 1990년대 이후 적극적인 인수 합병을 통해 캔커피, 병커피, 인스턴트커피, 주스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여 오늘날에 이르고 있다.  


미국 커피전문점 스타벅스가 국내에 처음 진출한 것은 1999년 7월 신세계와 합작해 개점한 이화여대 점이다. 스타벅스 1호점이 개장한 이후 한국 정착과정이 순조롭지만은 않았다. ‘싸고 달달한’ 150∼200원짜리 자판기 믹스커피에 익숙했던 사람들에게 스타벅스 커피의 맛과 가격은 ‘낯설고 불편’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 1호점 이대점

처음 개점 당시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2500원으로 짜장면 한 그릇 값과 비슷했으니 어찌 불편하지 않았겠는가? 더구나 뜨거운 커피와 찬 커피밖에 선택지가 없던 커피시장에 카푸치노, 라테 같은 생소한 이름 때문에 “무슨 커피가 이렇게 비싸고 써! 발음도 어렵고. 그냥 환불해주세요.”라는 불평을 감수해야만 했다.


또한 초기 스타벅스는 ‘과소비의 상징’으로 과소비를 일삼는 여성을 뜻하는 ‘된장녀’라는 신조어 뒤에는 항상 스타벅스가 따라붙었다. 그런데 20년이 지난 현재 국내 주요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가격은 대부분 4000원을 호가한다. 전국 스타벅스 매장은 1200개를 훌쩍 넘었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매출은 2016년 1조 원을 넘어섰고 곧 2조 원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테이크아웃 커피를 손에 든 여성에게 ‘된장녀’라는 말을 꺼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스타벅스가 있는 곳을 역세권에 빗댄 ‘스세권’이란 말까지 나왔다. 지난 20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스타벅스가 뜨고 한 시대를 풍미하던 믹스커피가 줄어들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3. 스타벅스의 성공에 담긴 인사이트를 자극하는 세 가지 메시지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의 성공 이유를 여러 가지 들 수 있겠지만 개인적인 시각에서 중요한 성공요인 세가지를 꼽는다면 낯 설음과 토착화 그리고 스로리라 할 수 있다.


첫째, 낯 설음의 매력은 도전을 부른다. 반신반의로 매장을 찾은 고객들을 사로잡은 건 낯선 분위기였다. 다양한 커피를 맛볼 수 있다는 것도 낯설었지만 문화·휴식 공간을 표방한 스타벅스의 전략은 고객들을 카페로 모이게 했다. 특히 고객에게 눈치를 주지 않는 카페 분위기는 국내 소비자에게 낯 설음과 동시에 큰 매력이 아닐 수 없었다. 낯 설음 전략 안에는 과거에 없던 문화를 고객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전략과 고객을 멋있어 보이게 만드는 전략이 숨어 있다.


예를 들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바다의 요정 ‘세이렌(Seiren)’이 새겨진 스타벅스 용기를 들고 다니며 스스로 멋있게 생각하도록 하는 문화, 앉아 먹는 것만이 유일했던 커피를 들고 다니며 먹을 수 있는 테이크아웃 커피 문화, 이는 명찰을 목에 걸고 스타벅스 커피 한잔을 들고 다니는 것이 현대적인 직장인으로 생각하게 하는 문화를 고객들 스스로 만들게 하였다. 만일 과거의 다방문화와 동일하였고 커피맛만 다른데 가격은 비쌌다면 스타벅스가 오늘날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아니다. 스타벅스 성공의 핵심에는 다름, 즉 '낯섦'이 있었다. 고객들은 애플의 캐치플레이즈처럼 “Think different”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낯 설음에 매력을 느낀 것이다.


 이에 대한 고객의 반응은 “몇 잔을 주문하든 몇 시간을 앉아 있든 눈치를 주지 않는 게 기존 카페들과 달랐던 것 같다”, “편하고 익숙한 공간으로 느껴지면서 더 자주 찾게 됐다”, “문화공간을 표방한 스타벅스에 있는 것만으로 교양 있는 사람이 된 것으로 느끼는 기분이 좋았다.”는 반응이었고, 기성세대들에게는 생경한 문화였던 카페에서 회의를 하거나 공부를 하는 스타벅스의 공간 마케팅은 '낯섦' 자체였지만 동시에 매력이었다. 왜? 낯설지만 왠지 멋있어 보이니까! 그리고 그 전략은 지금도 진화 중이다.


둘째, 그 나라와 지역에 맞는 토착화 전략이 거부감을 낮춘다. 아무리 낯설고 매력적인 경험이라 하더라도 그 나라의 정서와 문화에 반하는 경우 정착하기 힘들다. 일례로 한국에서는 엄청나게 성공한 스타벅스지만 호주에서는 막대한 적자를 기록한 것이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호주는 세계에서 가장 큰 커피시장 중 하나이다. 그렇지만 호주는 특이하게 북미시장 프랜차이즈의 무덤이라 할 정도로 미국의 프랜차이즈 진입이 쉽지 않다. 버거킹, 크리스피 크림, 타코벨, 퀴즈노스 등이 호주 진출에 실패하였고, 스타벅스 역시 예외가 아니다. 스타벅스는 우리나라에 진출한 다음 해인 2000년, 호주 시장에 진출하여 처음부터 공격적으로 확장을 시도함으로써 짧은 시일 내에 87개의 점포를 냈지만 8년 뒤인 2008년, 스타벅스는 1억 500만 달러(약 1,180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고 70%에 해당하는 63개의 점포가 문을 닫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왜냐하면, 호주인들은 호주 국민 커피로 불리는 에스프레소를 비롯해 플랫화이트 또는 호주식 마키아토를 선호하는데 상대적으로 프라푸치노나 카푸치노, 마키아토, 블렌디드 등 혼합커피를 주력으로 내세운 스타벅스는 호주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호주의 경우와 달리 우리나라에서의 스타벅스는 토착화 전략에 성공한 경우이다. “이전에 젊은 층 위주였던 카페가 남녀노소가 즐기는 문화공간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은 스타벅스의 영향이 가장 컸다”, “국내 커피 산업에 불을 붙여 토종 브랜드가 나올 수 있도록 시장을 키운 것도 스타벅스이다”라는 평가가 이를 대변하고 있다. 스타벅스 안국점은 한글로 된 간판을 달고 있기도 하고, 스타벅스 건물 외형을 동일하게 별도의 건물로 하지 않고 한옥을 그대로 한옥 스타벅스의 경우도 토착화 전략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한글 간판의 스타벅스 안국점

스타벅스는 토착화 전략으로 미국과 다른 나라의 모든 스타벅스에서 커피 등의 음료는 균일한 품질을 제공하는 한편 빵, 케이크, 샌드위치, 베이글 등은 각 지역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적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중국의 스타벅스에서는 중추절 기간에 월병을 판매하기도 한다. 또한 스타벅스는 거의 모든 매장에서 금연 규칙(Non smoking)을 따르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커피의 향이 담배 향과 섞이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렇지만 독일과 일본 같이 흡연이 비교적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별도의 흡연 구역을 만들어 흡연하는 사람들이 이용하게 하기도 한다.

제주에서만 맛볼 수 있는 스타벅스 메뉴<사진출처 : 구글 검색>

최근에는 토착화 전략의 범위가 점차 확대되어 나라별 머그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2014년에 도입하여 실시하고 미국 본사에 역수출한 ‘사이렌 오더’ 서비스, 제주에서만 선보이는 제주 까망 라테, 제주 선샤인 키위 블렌디드, 제주 한라봉 말차 블렌디드 등 음료부문에서도 제주 스타벅스 만의 신메뉴를 개발하여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매력을 느끼도록 하는 토착화 전략을 선보이기도 했다.  


셋째, 끊임없이 이야기를 만들고 브랜딩화 하는 전략이다. 커피는 맛도 맛이지만 스토리를 통한 브랜딩이 좌우하는 산업이다. 왜 사람들은 비싼 돈을 내고 스타벅스 커피를 마실까? 맛만 따진다면 더 나은 커피숍이 있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하워드 슐츠 회장은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Pour Your Heart Inti it)>에서 오늘날의 스타벅스 커피점을 생각하게 된 계기를 밝힌 바 있다. 그가 젊었을 때 미국에는 커피를 마시는 카페 문화가 없었다. 그에게 영감을 준 것은 이탈리아였다. 처음 간 이탈리아에서 백 년 넘은 커피숍에 들어갔는데 오래된 만큼 커피숍 나무 바닥에서 저벅저벅 발소리가 나고 커피 향이 가득한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카운터에는 멋진 이탈리아 신사가 인사를 건네고, 커피를 만드는 사람을 바리스타라는 멋진 이름으로 부르며, 바리스타가 커피 머신의 금속 막대를 누르자 ‘쉭~’ 소리가 나면서 커피가 나오고, 바리스타는 카운터에 기다리는 손님에게 커피를 건네며 다정하게 대화를 나누고, 우아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하나의 그림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커피숍이 활기가 넘치는 풍경이었고, 처음 만난 손님들도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미국에서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었기에 이를 미국에도 만들고 싶었고 그런 분위기가 바로 스타벅스다운 그림이라고 설명한다.         

커피머신

그러나 실제 우리나라 스타벅스 커피숍에서 볼수 있는 풍경은 그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콘크리트바닥에서는 저벅저벅 소리가 나지도 않고, ‘쉬익~’하는 스팀 소리가 들리지도 않고, 바리스타가 대화를 유도하고 테이블 사이를 오가며 정겹게 하는가? 주문받고 돈 계산하고 알람 맞추기에 급급한데 무슨 대화를 유도하겟는가?  사람들이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보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있는데 서로 인사를 나누는 것은 상상할수도 없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는 마치 하워드 슐츠가 이태리에서 경험한 것과 같은 카페를 상상하게 만들어 편안한 휴식을 유도하는 듯 상상하게 만든다. 스타벅스는 품질만으로 성공한 게 아니라 스토리를 통한 브랜드를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처럼 체험을 통한 스토리를 통해 브랜드는 더욱 강해지게 된다. 스토리는 반드시 사실 그대로 존재하지 않아도 된다. 마치 박혁거세가 박에서 태어난 이야기라던지, 산딸기를 먹고 난 후 소변을 놨더니 요강이 엎어지더라는 복분자처럼, 실제 상황이 그렇지 않아도 또한 스타벅스가 이태리 카페 같은 분위기가 아니라 독서실 같은 공간일지라도 아름다운 체험이야기 또는 고객을 설득할 수 있는 스토리는 브랜드를 더욱 강하게 만드는 좋은 영양분이다.


이제 우리나라에서 ‘커피’는 김치만큼이나 없어선 안될 존재다. 손님을 대접할 때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커피가  등장하고, 식당 출구에는 당연한 듯이 커피 자판기가 놓여 있다. 서울시내 사거리에 들어서면 네 귀퉁이 중 대부분 커피전문점들이 진을 치고 있다.  때로는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스타벅스를 만날 때도 있다. 그런데도 모두들 성공을 가두고 있으니 스타벅스에서 배울 점이 많다. 그곳에 가면 또는 그 일을 하면 고객 스스로 고급지게 생각면서도 낯설고 새로운 체험을 하도록 만들 것인지? 그 지역에 맞는 토착화 전략을 어떻게 구사하고 확대할 것인지? 고객의 머릿속에 자신의 기업(조직)을 어떻게 늘 1번으로 자리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기업에도 병원에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1]  2019년 우리나라 국가예산은 470조

[2] 2019년 국방비 예산 50조

[3] 믹스커피의 황금 비율은 커피 1, 설탕 2, 프림 3의 비율을 의미하며,  실제 커피 믹스의 중량도 커피가 15%,  설탕이 30%, 크림이 55%의 비율로 제작된다(소믈리에 타임스 2017년 5월 5일 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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