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가지고 갈까?_2

신발, 스패츠, 등산스틱, 우비, 물병, 랜턴, 침낭

by 은섬


신발

신발은 방수가 되며, 발목까지 보호할 수 있는 등산화를 추천한다. 잘 포장된 도로를 걷는 것이라면 쿠션감 좋은 운동화가 제격이겠지만 울퉁불퉁한 산길 돌길 물길을 걸으려면 밑창이 딱딱해야 한다. 경등산화와 중등산화 중에 어떤 것이 더 나은가는 개인차가 있는데 평소 발목이 잘 꺾여 쉽게 접질린다면 중등산화가 부상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스패츠

비가 오는 날이라고 걷지 않고 쉴 수는 없다.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걷게 될 것이고, 진흙탕과 물웅덩이를 만날 것이다. 비가 계속되면 비옷을 입어도 소용없고, 방수가 되는 고가의 고어텍스 등산화도 결국 젖는다. 이럴 땐 스패츠가 답이다. 등산화에 스패츠를 장착하면 신발의 방수를 도울 뿐 아니라 진흙탕에서 신발과 바지가 더러워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겨울에는 무릎까지 오는 긴 스패츠가 도움이 되며, 더운 여름에는 짧은 스패츠도 좋다.


등산스틱

스틱은 한 쌍(2개)으로 준비한다. 양손으로 짚어야 균형이 맞고 안전하다. 프랑스 길을 생장에서부터 시작할 경우 메세타평원과 같은 평지를 걷기도 하지만, 해발 1,300m~1,500m 산을 3개나 넘게 되고, 급경사의 돌길을 오르내려야 하는 구간도 있다. 스틱을 사용하면 피로를 줄일 수 있고 부상도 막을 수 있으며, 갑작스레 야생동물을 맞닥뜨리는 위급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할 최소의 수단이 된다.

스틱을 처음 사용하는 경우 오히려 걷기가 힘들고 짐이 될 수 있다. 스틱을 잡는 법, 내게 적당한 스틱 높낮이, 오르막, 내리막, 평지에서 스틱 사용법이 다르므로 온라인으로 방법을 익히고 미리 사용해 보자.


우비

우비는 배낭을 함께 덮을 수 있는 것이 유용하다. 폭우가 쏟아지거나 며칠 내내 내리는 비에는 배낭커버만으로 부족할 수 있다. 배낭커버를 씌우고, 그 위에 우비를 한 번 더 덮으면 짐이 젖을 확률이 적어진다. 젖은 짐은 말리면 그만이지만, 걷는 동안 마른 상태보다 훨씬 무거워진다. 배낭이 무거우면 결코 걸을 수가 없다.

우비는 뒤집어쓰는 판초스타일과 입는 코트스타일이 있는데 판초는 바람이 거셀 경우 허리벨트를 해도 펄럭임이 커서 매우 불편하다. 입는 코트 형태 중에 배낭을 덮을 수 있는 디자인이 좋다. 모자와 손목에 조임 장치가 있어야 빗물이 안으로 스며드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고, 뻣뻣하지 않고 가벼운 소재이면서 매쉬 안감이 있는 제품이 쾌적하다. 소지품을 담을 수 있는 주머니와 안전을 위한 재귀반사 프린트가 있는지 살펴보고, 산길에 나뭇가지에 걸리거나 거친 바위에 쓸려도 찢어지지 않는 내구성이 좋은 것을 고른다.

물병

물병보다 수낭으로 된 형태를 추천한다. 물을 마실 때마다 물병을 꺼내기 위해 큰 배낭을 벗었다 다시 메는 것은 생각보다 큰일이다. 가방을 다시 내렸다 메는 것이 귀찮고 힘들어 한 두 번 목마름을 참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탈수가 오고 피로도가 높아지게 된다. 옆에 있는 사람에게 물병을 꺼내고 집어넣는 것을 부탁하는 것도 민폐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수분 공급은 매우 중요한데, 목마름을 느낀다는 건 이미 탈수가 시작된 후다. 그전에 미리 물을 마신다면 컨디션을 유지하기가 훨씬 쉬워진다. 물병을 사용하면 한 번에 많은 물을 마시게 되는데 벌컥벌컥 마시는 것보다 한 모금 또는 반 모금씩 적은 양의 물을 자주 삼키는 것이 수분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는 방법이다. 수낭은 걸음을 멈추지 않고 걷고 있는 상태에서 연결된 호스로 언제든 물을 조금씩 마실 수 있어서 장거리 걷기에 딱 좋다.

물은 마트에서 싼 가격에 사 먹을 수 있다. 500ml 작은 병보다 2L 큰 병에 든 물을 사는 것이 가격적으로 이익인데 마트를 만나기 어려워 물을 사지 못했다면 그냥 수돗물을 마셔도 큰 탈은 없다. 다만 장이 민감하거나 물갈이를 하는 사람이라면 수돗물은 주의한다.


랜턴

알베르게는 대부분 시간을 정해 소등을 한다. 소등 후 밤에 잠을 자다가 일어나 화장실을 간다거나, 부득이하게 일출 전 혹은 일몰 후 걷는 경우나 폭설 폭우 등 나쁜 기상 상태에서 시야 확보와 나의 위치를 알리는 목적으로 랜턴이 필요하다. 헤드랜턴은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걸을 때 양손이 자유롭다는 것은 스틱을 짚을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러면 더욱 안전하게 길을 걸을 수 있다.


침낭

대부분의 알베르게가 매트리스는 있지만 침구는 제공하지 않으므로 한여름이라도 침낭은 반드시 준비해야 한다. 걸을 때는 무거운 배낭을 메는 것 자체만으로도 열이 나고 덥다. 문제는 걷기를 마치고 알베르게에서 쉬는 저녁과 밤이다. 걷기를 멈추고 샤워를 하고 나면 체온이 떨어지고 한기가 든다. 그리고 어느 계절이건 고지대는 기온이 내려간다. 잠을 잘 자야 다음 날 다시 걸을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므로 편안하고 안락한 잠을 위해 침낭이 필요하며, 개인위생을 위해서도 필수다. 겨울용 침낭은 보온을 위해 무겁기 마련인데 무게가 부담스럽다면 가벼운 침낭에 침낭 커버를 씌우는 방법이 있다.



중등산화를 오래 신을 경우 발목이 견고하게 고정되는 만큼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아 무릎 아래 정강이가 당기는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발 뒤꿈치 쪽 아킬레스 부위에 양말을 말아 도톰하게 쿠션을 대주면 괜찮다. 발이 붓는 것을 대비하여 등산화는 보통 조금 큰 사이즈가 좋지만, 너무 사이즈가 크면 마찰에 의해 물집이 생길 수 있으므로 적절한 사이즈를 골라야 한다. 오르막에는 발목과 가까운 발등 끈을 단단히 조이고, 내리막에는 발가락과 가까운 끈을 조이는 것이 걷는데 도움이 된다.

날마다 몸이 여기저기 아플 것이다. 안 아픈 날이 없고, 힘들지 않은 길이 없다. 조금이라도 불편함이나 통증이 생기면 반드시 그 문제를 해결해야만 장거리 걷기가 가능하다. 내 몸의 상태를 유심히 관찰하고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을지를 늘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싸인을 무시하고 계속 걷는다면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하고 돌아와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정형화된 해결책은 안정적이지만 가끔은 즉각적인 해결을 위해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을 써야 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새끼발가락이 네 번째 발가락 밑에 깔려 물집이 잡힐 때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과감히 등산화 깔창(인솔)의 새끼발가락 부분을 오려내서 새끼발가락이 있을 공간을 만들어 눌리지 않게 해 줘야 한다. 양말이 발톱을 당겨 멍이 들고 통증이 생기는 경우에 이를 방치하면 발톱이 빠진다. 발가락을 당기는 부분을 가위로 잘라내서 양말에 구멍을 내서 걸으면 발톱이 빠지는 부상을 막을 수 있다. 물집이 잡히고 발톱이 빠져 걷지 못하는 상태가 되는 것보다 깔창이나 양말에 구멍을 내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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