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에서 한국으로 돌아온 도마뱀

사춘기 자녀는 본능에 충실한 도마뱀이다

by 은소

몽이가 캐나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온 지 벌써 3주의 시간이 흘렸습니다.

귀국 후 첫 1주간은 시차적응과 가족들과의 만남을 갖느라고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지요.


몽이가 캐나다에서 고민하던 수학 공부에 대한 필요를 해결하기 위해 소개받은 보습학원에 상담하러 방문했습니다.

몽이가 보습학원을 선택한 이유는 자신만의 속도로 학습을 해오던 아이라서 보통 아이들이 방학 중에 선행을 위해 학원을 찾는다면 몽이는 캐나다에서 스스로 학습의 한계를 느끼고 도움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학원에 처음 가요


수업 상담이 끝난 후에 선생님께서 몽이를 잘 가르쳐보고 싶다는 강한 의지를 표현하셨습니다.

요즘 사춘기 아이들과 다르게 경청을 잘하고 대답도 또박또박 잘한다며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습니다.


선생님은 잘 모르시겠지만 우리 학교 아이들이 대체로 몽이처럼 경청과 소통이 잘 되는 멋진 아이들입니다.

그런 또래들이 모여있는 기숙학교에 소속된 몽이가 그들의 분위기와 문화에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영향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시야를 넓혀 준 캐나다 연수


사실 캐나다에 연수를 보내기 전에는 캐나다 연수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염려가 많았고 할 수 있다면 연수를 안가면 좋겠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연수 비용에 대한 부담도 제법 컸고 예민한 성향의 몽이가 사춘기 시기에 장기간 타국에서 경험하게 될 시간이 독이 될까 두렵기도 했습니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서 느낀 점은 캐나다 호스트 가정에서 경험한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역할과 노력에 대한 부분이 매우 긍정적으로 성장하였고, 캐나다 학교에서 습득한 언어와 친구 관계에 대한 부분도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였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물론 어른들의 기대에 부응할 정도로 캐나다 연수의 모든 프로그램에 완벽히 몰입했던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먹고 자는 단조로운 일상과 캐나다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다양한 액티비티를 하면서 누렸던 시간들이 몽이가 나중에 청소년 시절을 떠올릴 때 잊지 못할 귀하고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숙제는 내일해


공부나 학습을 탁월하게 잘하는 소수의 아이들을 제외하면 나머지 아이들은 기본에 충실하는 것조차 어려운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몽이가 공부를 어려워하고 힘들어하는 것을 옆에서 볼 때 답답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고 조금 화가 날 때도 있습니다.


수학 학원을 주 3회 가기로 일정을 정하고 나니 주말에는 숙제 분량이 평소보다 많은 편입니다.

주말에는 어김없이 숙제를 오늘 마무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일, 또 내일로 미루는 게 너무나 당연합니다.

폭염 경보가 내린 주말 오후 우리 세 식구는 쇼핑몰에서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독서, 수학 숙제, 글쓰기를 각자 하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주말 밤부터 새벽까지 D.P. 시즌2를 보느라 충분한 수면을 못했던 우리는 돌아가며 한 명씩 꾸벅 졸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각자 할 일을 느릿느릿합니다.

숙제에 집중을 못하는 몽이가 슬슬 짜증이 올라올 때면 얼른 자리를 정리하고 미련 없이 일어나야 할 때임을 알아야 합니다.

본능에 충실한 사춘기 몽이가 졸음을 참고 수학 숙제를 하는 것이 보통 힘든 일이 아닐 테니까요.


사춘기 자녀와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가정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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