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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 공격이라는 소심한 복수

by 은수달


수동적 공격(Passive Aggressiveness)은 간접적 방식으로 분노나 불만을 표현하는 행동 양식이다. 겉으로는 순응하는 척하지만, 비협조적 태도나 비꼬는 말로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든다. 일본 속담으로 '풀솜으로 목 조르기'이며, 진단 예시로는 아래와 같다.


명백히 화가 났는데도 화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많은 사람 앞에서 누군가의 약점을 자연스럽고 티 나지 않게 드러낸다.

상대방이 일을 재촉하고 서두를 때, 일부러 더 천천히 느긋하게 비협조적으로 행동한다.

어떤 것에 대한 불만이 있어도 이를 관련 절차로 표출하지 않고 뒤에서 골탕 먹이는 방식으로 표현한다.


-출처: AI 브리핑, 나무위키


살다 보면 수동적 공격을 일삼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가까운 곳에는 가족이나 친구, 동료부터 심지어 나를 본 적 없는 온라인상의 유저들까지.


"아파트가 곧 무너질 것 같다느니 물이 샌다느니... 이상한 소문 퍼트려서 난리 났어요. 알고 보니 입주민도 아니더라고요."


아파트 입주를 앞둔 차장님이 흥분하며 소식을 전했고, 아파트 측에선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자신과 전혀 관련 없는 일에 간섭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렇게 유언비어를 퍼트려서 그들이 얻는 건 무엇일까. 아파트 입주민에 대한 질투라고 하기엔 정도가 지나친 것 같다.



언어에 민감한 편이라 때론 메신저의 행간이나 뉘앙스를 읽기도 한다. 그럴 때면 두 배로 기분이 나빠지거나 나도 모르게 반박할 말을 찾고 있다. 하지만 똑같이 비꼬는 말투를 쓰는 대신 논리적으로 반박하거나 사실 여부를 가리는 데 집중한다.


업체나 관공서 직원을 상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상대가 불친절하게 행동한다고 해서 수동적 공격을 일삼으면 결과가 안 좋거나 불리해질 때가 많다. 상대의 감정이나 입장에 공감하면서 흥분이 가라앉길 기다리고, 이성이 제자리를 찾으면 대화를 시도해도 늦지 않다.


자신이 평소에 어떤 말투로 사람들을 대하는지 생각해 보자. 부드럽고 온화한지, 날카로운지, 짜증스러운지 등등. 자신의 얘기가 적극적으로 수용되지 않는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은 투정이나 비난, 공격 등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어필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른이면 어른답게, 아이는 좀 더 성숙하게 대화를 시도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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