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없는 거리에는 내가 할 일이 없어서
마냥 걷다 걷다 보면 추억을 가끔 마주치지
떠오르는 너의 모습 내 살아나는 그리움 한 번에
참 잊기 힘든 사람이란 걸 또 한 번 느껴지는 하루
-성시경 노래, <거리에서> 중
사랑이 집착으로 변하는 건 한 순간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모호한 것처럼, 사랑과 집착도 마찬가지다.
이십 대의 피 끓는 시절, 사랑만 손에 넣으면 모든 것이 저절로 이루어질 거라고 착각했다. 내겐 오아시스와도 같았던 그녀의 존재가 닿으려 할수록 멀어진다는 사실을 자각한 순간 오래된 신화가 무너졌다.
"사랑이 밥 먹여 주니?"
엄마가 입버릇처럼 외치던 말을 어느 순간부터 나도 따라 하고 있었다.
"사랑이 밥 먹여주진 않아. 그런데 적어도 살아있게는 하잖아."
"그게 살아있는 거니? 미쳐가는 거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그녀를 사랑할 수 있겠어?"
"정신 차려, 제발!! 그녀는 떠났다고."
"아냐, 돌아올 거야."
그녀가 내 마음을 받아준 거라 믿었다. 나를 향해 보내는 미소가 온전히 나의 것인 줄 알았다. 그래서 소유하고, 욕심내도 되는 줄 알았다. 그녀의 모든 것을 알고 싶었고, 그녀와 하나가 되고 싶었다. 내 안에서 끊임없이 그릇된 욕망이, 아니 욕정이 들끓고 있는 줄도 모른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