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뭐 하세요?"
"컵라면이나 먹고 가려고요. 연주 님은요?"
"저도 간식이나 살까 해서요."
"괜찮으면... 같이 드실래요?"
잠시 망설이던 연주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전 일주일에 한두 번 편의점 도시락 먹어요. 라면은 거의 매일 먹고요."
"말로만 듣던 편도족이네요. 전 입맛이 예민한 편이라..."
"그럴 것 같아요. 근데 간식은 뭐 사려고 했어요?"
그는 컵라면에 물을 부은 뒤 노트로 뚜껑을 덮으며 물었다.
"주스랑 과자요."
"어떤 과자 좋아해요?"
"꿀꽈배기랑 쌀로별이요."
"빙고! 저도요!!"
그는 아이처럼 들뜬 표정으로 외쳤다.
"담에 원 플러스 원 행사하면 나눠 먹으면 되겠다. 2개 사면 하나는 애매하게 남거든요."
"저도 그래요. 일인 가구한테 그런 행사는 비실용적인 것 같아요."
"맞아요. 안 먹고 버리면 돈도 아깝고 자원도 낭비니까요."
"그럼 포미족은 어떻게 생각해요?"
"포미... 족이요?"
"네. 프라모델 등 신제품 구입하는 데 돈을 아끼지 않는 사람들이요."
"음... 물론 개인의 가치가 반영된 현상이긴 하지만, 제 입장에선 살짝 지나친 것 같아요. 저도 디지털 기기나 악기에 대한 욕심은 있지만, 지갑 사정까진 무시 못하겠더라고요."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군요."
"하하, 그런가요."
혹시라도 자신을 이상하게 여길까 봐 걱정했는데, 도현은 그 말을 듣고 안심이 되었다. 문득 그녀야말로 재테크를 잘해 알뜰하게 돈을 모으는 파이어 족 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녀 같은 여자와 결혼하게 될 남자는 전생에 나라를 두 번쯤 구한, 행운아일지도 모른다.
*편도족: 편의점 도시락을 즐겨 먹는 사람들
*포미(for me) 족: 개인별로 가치를 두는 제품에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람들
(퇴근길 인문학 수업_관계, 153쪽 표에서 인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