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모래바람 부는, 여유 맛집 나사리

by 은수달


"오랜만에 나사리 가서 칼국수 먹을까요?"


울산의 어느 한적한 바닷가 마을, 나사리. 모래가 뻗어나간 그곳을 방문한 건 이번이 세 번째. 지난번에 가려했던 맛집의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 아쉽게 발걸음을 돌렸던 기억이 났고, 이번엔 일부러 애매한 시간대를 선택했다.


"대기 1팀이라 창가 자리 예약해도 되겠네요."


애삼이가 주차하는 사이 호출이 왔고, 카운터에서 메뉴를 열심히 들여다봤다.


"이번엔 비빔 칼국수 먹어볼까요?"

날도 덥고 그래서 육회가 들어간 비빔 칼국수와 이전에 맛있게 먹은 해물 부추전을 주문했다.


"양념에 과일 맛이 많이 나요. 식초 맛도 특이하고요. 그리고 육회랑 생각보다 잘 어울리네요."

"부추전도 너무 바삭하지도, 반죽이 묽지도 않아서 좋네요. 해물도 싱싱하고."


우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을 바라보는 틈틈이 맛 품평회도 잊지 않았다.



나사리 식당 옆에 새로 생긴 카페 쿠즈 베리 가든, 그리고 바닷가 난간 사이에서 우릴 지켜보던 치즈 냥이.

"저 불렀냐옹."


냥이와 인사를 나눈 뒤 카페로 들어서자 잔디밭이 펼쳐졌고, 로비엔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다. 마칠 무렵이라 매장 안은 조용했고, 무엇보다 창밖의 풍경을 전세 낼 수 있어서 좋았다.



센스가 돋보이는 인테리어와 아늑한 조명, 그리고 조금은 비싸지만 입맛엔 맞는 음료까지. 오랜만에 복잡한 도심을 벗어나 여유 놀이할 수 있었다.



"그냥 가만히 파도소리를 듣고 있어도 좋네요. 이런 게 진짜 쉬는 거죠."


문득 몇 년 전에 둘째 조카가 흔들의자에 앉아서 "그래, 이게 진짜 쉬는 거지."라고 했던 말이 생각났다.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장소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한적한 마을이나 잘 알려지지 않은 유적지를 찾아 발자취 남겨보는 건 어떨까. 어쩌면 잠시 잊고 지낸 진짜 내 모습이나 한 뼘의 여유를 찾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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