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입자의 이사
"침대를 오후에 옮기기로 해서 3시쯤 되어야 마무리될 것 같아요."
오늘은 204호 세입자가 이사 가는 날이다. 직장을 옮기는 바람에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전출하기로 했다. 다행히 부동산을 통해 집을 보러 온 세입자가 있어서 급하게 계약했다.
하지만 전출은 처음이다 보니 모르는 것도 많고, 생각보다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았다.
2. 한 지붕 다섯 가구
현재 건물에는 나를 포함해 여자 넷이 살고 있다. 다음 주에 들어올 세입자까지 포함하면 모두 다섯 명. 일부러 성별을 골라서 받은 것도 아닌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되었다. 연령대도 삼십 대부터 칠십 대까지 다양하다.
계약 당시 깐깐하게 굴던 201호 어르신은 손주를 봐주려고 아들네 근처로 이사했는데, 생각보다 조용히 잘 살고 있다. 인상 좋은 202호 역시 아들 내외랑 같이 살다가 독립을 선언하고 투룸을 구해 들어왔는데, 소소한 것까지 하자보수를 요구해서 애 좀 먹었다. 학원 강사로 일하는 203호는 활동 시간대가 달라서 좀처럼 보기 힘들다. 오늘 이사 가는 204호는 유일한 남성이자 20대이다. 수도요금을 제때 내지 않아서 두 번 정도 언급한 것 빼곤, 나무랄 데 없는 청년이다.
원래 오늘 오전에 나가기로 했는데, 침대를 옮겨야 해서 3시쯤 나간단다. 마무리되면 연락 달라고 했더니 2시 40분쯤 문자가 왔다.
'침대 프레임을 옮겨야 하는데 차를 못 구해서... 저녁 7시쯤 이동할 것 같아요. 비번 알려드릴 테니 살펴보고 이상 있으면 연락 주세요.'
곧바로 전화를 걸어서 몇 가지 사항을 체크했고, 짐을 다 실으면 그때 다시 알려달라고 했다. 다른 건 몰라도 마무리는 확실히 해야 나중에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없기 때문이다.
3. 세입자 전출 시 유의사항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나갈 경우 임대인에게 두 달 전까지 알린다.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경우 계약기간은 자동연장된다)
리모컨, 설명서 등은 따로 챙겨둔다.
입주할 때 상태 그대로 유지하고, 쓰레기는 치우고 간다.
이사 갈 곳에 전입 신고를 미리 해둔다. (새 주소로 전입과 동시에 이전 주소지 전출)
가스, 전기, 수도는 이사 일주일 전쯤 전출 신고한 후 요금정산한다.
보증금은 청소비 등을 제외하고 돌려받는다.
임대인은 약속한 날짜에 보증금을 못 돌려줄 경우 세입자에게 양해를 구하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