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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Jul 05. 2024

사돈끼리 크루즈 여행을 간다고?!


"이번에 장모님, 장인어른도 같이 가신대."

"그럼 네 분이서 같이?"


손꼽아 기다리던(?) 부모님의 첫 크루즈 여행을 앞두고 괜히 내가 더 설렜다. 같은 동네에 사는 부부랑 동행하는 줄로만 알았는데, 남동생의 처가 식구도 같이 간다고 했다.


올케랑 남동생이 동갑이라 부모님들 연배가 비슷하고, 취미도 같아서 가끔 식사도 하고 골프도 치러 다닌다.


하지만 그분들(정확히 말해 어머니들)남동생과 올케의 결혼을 반대했었고, 손자의 학군에 욕심냈으며, 둘째를 가지라는 압박도 은근히 가했다.


조카 생일이나 어버이날엔 네 분을 모시고 식사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덕분에 나도 끼여서 밥을 얻어먹곤 한다.


올봄 도다리 철엔 횟집에서 짧은 만남을 가졌고, 어쩌다 보니 크루즈 여행 얘기가 나와서 네 분이 동행하게 된 것이다.


성격이 보통이 아닌 엄마의 비위를 잘 맞춰주는 올케의 어머니, 그리고 그런 어머니를 아끼고 보살피는 올케의 아버지. 교직에 오래 있어서 그런지 성품이 곧고 점잖은 분이다.


"올케도 올케 집에선 귀하게 자란 딸이잖아요. 어차피 우리 식구 되었는데 마음에 안 차도 이해하고 보듬어줘야죠."


누구보다 귀하게 키운 아들이라 그런지 '시어머니 노릇' 절대 안 하겠다고 맹세했던 엄마는 남부럽지 않게 했으며, 올케의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의미 부여하거나 뭔가를 계속 기대했다. 하지만 고향에 내려와 묵묵히 남동생을 내조하며 직장생활도 열심히 하는 올케가 내 눈엔 대견하기만 다.


어쨌든 열흘 동안 네 분이 무사히 크루즈 여행을 마치고 재밌는 추억도 많이 만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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