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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수달 Oct 29. 2024

각막을 지켜라

종이의 반격


"타이가 일하다가 눈을 다쳤어요. 병원에 좀 데려가주세요."


다른 직원과 면담을 하고 있는데, 외국인 직원의 사고 소식을 듣게 되었다. 곧바로 차에 태워 병원에 데려가면서 제발 큰일 아니길 기도했다.


"각막에 스크래치가 많이 났네요. 소염제랑 항생제 처방해 줄게요. 눈이 건조하면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니 인공눈물은 수시로 넣어주세요."

"혹시 보호렌즈 끼워주실 수 있나요? 또 다칠까 봐 걱정돼서요."


약을 처방받고 그를 집 앞에 내려다 주며 예전에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사장님이 중요한 서류를 찾고 있어서 도와주려다 갑자기 사장님이 몸을 일으키는 바람에 종이 모서리에 눈이 찔리고 말았다. 인공눈물을 넣고 물로 가볍게 씻어내도 통증은 가라앉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민폐가 되기 싫어서 혼자 운전해 안과로 향했다.


"각막에 스크래치가 났어요. 또 다칠지도 모르니 보호 렌즈 끼워드릴까요?"


그렇게 일주일 정도 보호 렌즈를 착용한 채 안약과 인공눈물을 수시로 넣으며 겨우 나았다. 그러나 가끔 무리하면 다쳤던 눈이 좀 더 피로를 느끼는 것 같고, 머리만큼 눈도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이 생겼다.


올해 들어 다치거나 큰 병에 걸린 사람들이 유독 많은 것 같다. 산업재해부터 유방암 1기, 골절, 뇌출혈 등등.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이다. '하인리히 법칙'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조심하거나 예방해서 나쁠 건 없다.


만일 눈에 이물질이 들어가거나 찔린다면 인공 눈물이나 물로 가볍게 헹궈내고 절대 손으로 비비지 말 것. 곧바로 안과에 가서 약을 처방받고 가능하면 보호 렌즈도 요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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