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Finezoos Oct 08. 2019

예뻐지고 싶어


임신 기간 동안 케이스마다 다르지만 여성 호르몬이 증가하면서 피부가 좋아지고 선도 예뻐지는 산모가 있는가 하면, 호르몬 불균형으로 피부 트러블과 체증 증가, 부종과 함께 체형 변화를 경험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산모의 영양분을 다 뺏어가기 때문에 머리카락은 푸석해지고, 피부 역시 탄력을 잃는다.

나는 임신하고 급격하게 못생겨져 간 케이스. (이럴 줄 알았다.) 임신 후 예뻐진다는 그 열의 한 명 행운의 산모에 포함되지 못할 줄 알았어. 희한하게 코가 커지고 (피노키오도 아니고) 피부 트러블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졌다.  피부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트러블이 턱 아래쪽에 퍼졌다. 출산하면 드라마틱하게 좋아질 줄 알았는데, 전혀 좋아지지 않는다.


게다가 볼 때마다 한숨이 나오는 가슴. 가슴이 가슴이........ (잠시 울겠다.) 게다가 묘하게 체형이 달라졌다. 골반이 넓어지고, 어깨는 굽었고 배는 여전히 볼록하다. 피부 회복하고 체중 감량하고 예쁜 옷 입고 구두 신으려면 몇 년은 걸릴 것 같다. 여전히 무릎이 시리다.

출산 후 3개월 만에 짠하고 복귀하는 연예인 정말 신기하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멀쩡한 모습으로 복귀하면 다들 그런 줄 알잖아. 이를테면 모델  S는  출산하는 날 모델의 자존심 때문에 하이힐을 신고 갔다는데 제발 그런 말 예능에서 안 했으면 좋겠다. 신발 맞는 게 없어서 신랑 크락스 신고 출산 갔던 나 같은 산모는 자괴감 든다고...


거울을 볼 때 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이 사람이 정녕 나란 말인가. 홈웨어에 상투를 틀고 듬성듬성 잔디머리 숭숭에, 푸석푸석해져 있는 모습이라니! 아가들이 맨날 토해서 옷을 맨날 갈아입는데, 외출복이었으면 패셔니스타가 되었을텐데, 안타깝다. 홈웨어, 잠옷이다.

예뻐지고 싶다.

분만실에 놓고 온 섹시함 빨리 찾으러 가야지.

그런데 놓고 온 섹시함은 진짜 있는 거야?




이전 09화 지켜야 하는 존재가 생겼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