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좀 그래요
출산 후 85%에 달하는 여성들이 일시적으로 우울감을 경험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일상적 생활에 장애를 초래할 정도로 심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를 산후우울감이라고 합니다. 대개 분만 후 2~4일 내로 시작되며 3~5일째에 가장 심하고 2주 이내에 호전됩니다. 대부분의 경우 자연소실 되지만 산후우울증으로 이행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로 우울, 짜증, 눈물, 불안 및 기분변화 등의 증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국가건강정보포털)
독박 육아로 한참 힘들 때 산후 우울은 어떠세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요즘 좀 그래요."라고 말했다.
그냥 '괜찮아요.'라고 말했어도 되었을텐데
"요즘 좀 그래요. 감정 기복도 있고.. 주저앉지 않으려고 여러 가지로 노력하고 있어요."라고 말하며 눈물을 꾹꾹 눌러가며 말했다.
구역예배 자리였다. 대놓고 위로해주려고 하는 자리에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나란 사람은 감정은 풀어내야 낫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대놓고 위로를 받았다. 돌아서서 생각하니 이불킥 하고 싶었다.
쌍둥이를 키우면서 만나는 사람이 한정적이다 보니 찾아주는 사람 모두가 감사하고 귀했다. 게다가, 애 둘 키우느라 힘들지 하면서 위로하려고 하면 그 기회를 '절대로' 놓치지 않으려 했다.
산후우울증이 왔는지 안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스스로의 감정을 잘 알고 있는 게 중요했다. 그 감정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을 때는 그래도 건강한 시기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내 감정을 나눌 수 없을 때야말로 위험해지는 시기인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요즘 좀 우울해요.'라고 말하고 나서 위로가 되었냐 생각해보면, 잘 모르겠다. (뭐야. 그렇게 구질구질하게 '요즘 좀 그래요.' 해놓고 잘 모르겠다면 어쩌라는 거야.) 그래도 아침 인사로 아이들과 방긋방긋 웃고, 열심히 이유식 데우고, 재우고, 먹이고, 돌보미 선생님과 일상을 보내고... 일상이 되어 버린 육아를 정상적으로 하고 있으니 힘을 받았던 건 맞는 것 같다.
엄마가 산후 우울증인지 아닌지 혼란스러워할 때 아가들은 귀여운 아랫니가 나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엄마가 이상해도 그저 자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