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독립이란
육아 독립을 한지 한 달이 지났다.
처음에는 성장발달이 같은 쌍둥이를 온전히 혼자 케어해야 한다는 게 너무 겁이 났다. 내 아이를 내가 케어한다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지만.
하지만 두 달이란 시간 동안 느낀 건 육아 독립을 하고 몸은 힘들어졌는지 모르지만 마음은 정말 홀가분 해졌다는 것이다. 친정에 빚진 느낌이 없다는 느낌은 정말이지 나를 자유롭게 했다.
외국 생활을 오래 한 아는 동생이랑 통화를 하는데
"언니 한국이 언제부턴가 친정 엄마의 도움을 받는 게 너무 당연한 문화가 된 것 같아. 난 원래부터 엄마한테 큰 도움을 받지 않고 살아서 그게 당연한데."
주변엔 다들 부모 도움받으며 육아를 하는 분위기인데 나만 받을 걸 못 받는 느낌이 들어 친정 부모님께 못내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내 인생이 있듯 부모님의 삶도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 인정했고 난 '진정한 독립'을 하기로 했다. 친정부모에게 도움 받는 주변 사람을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을 자신도 생겼다. 우린 각자의 삶과 각자의 육아 스타일로 살아가고 있으니까.
하루는 엄마에게서 전화가 왔다.
"내일 너 도와주러 가려고 하는데."
"아니야. 돌보미 선생님 오셔. 이제부턴 도와주러 안 와도 돼. 그냥 애들 얼굴 보고 싶을 때나 한 번씩 오셔."라고 말했다. 오히려 엄마가 적잖이 당황을 하시는 것 같았다.
전화를 끊고 홀가분한 기분을 느꼈다. 물론, 앞으로 여러 가지 산을 넘어야겠지만 친정 부모한테 빚진 마음으로 늘 미안한 마음을 품고 살지 않아도 된다. 그 시간에 온전히 멜론과 사과에게 집중하며 그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키울 자신이 생겼다.
자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