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질 것에 대하여

버려질 것들의 흔적을 남겨보기

by 은유


문득 집에 쌓인 쓰레기들이 눈에 들어왔다. 재활용될 것과 폐기될 것, 어쩌면 집에서 재사용할 수도 있을 것들까지. 분리해놓았던 쓰레기들을 뒤적거리며 찍어볼만한 것들을 꺼냈다.

물건의 어디를 찍으면 이 물건 특유의 것이 나타날까 고민하며 이곳저곳을 찍어본다. 묽은 물감, 규칙과 불규칙 사이의 우연들이 만들어내는 흔적들이 생경하다.

직전까지만 해도 무언가를 담고 있었던 상품들이었지만 담았던 몸체가 사라지자 덩그러니 남겨진 쓰레기. 쓰레기가 사라지면 찍을 것이 사라지겠지만, 그럴 날을 오기 힘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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