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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하나 Aug 30. 2024

타국에서의 정신병원 입원기 (1)

두 번의 자살시도로 인한 입원생활과 퇴원

(출처) 네이버 정신병원 이미지

22년 7월부터 시작된 우울증과 공황장애는 이주 연속으로 자살시도를 한 결과, 입원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입원이라는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나는 나 자신을 충분히 통제할 수 있고, 원래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자만감 속에 있었다. 그러다 6월 초부터 2주 동안 2번에 걸친 자살시도로 나는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고 주변인들의 권유로 입원을 하게 되었다.


통원하던 병원에서는 2-3주간 정도 입원해서 생활리듬을 되찾는다는 가벼운 생각으로 입원을 하자고 하였고, 나도 그동안 손에 꽉 쥐고 살던 모든 것들을 한 번쯤 내려보자는 생각에 입원을 결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내가 있는 곳은 한국이 아닌 일본이고, 타국에서 그것도 정신병원에 입원한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불안함을 느꼈다. 입원은 급하게 진행되었고, 입원하는 동안 필요한 물품, 병동에 반입이 되지 않는 물품등에 대해 입원하게 된 병원 사무 담당자와 통화를 하고 마음을 다잡았다.

입원하기 전날 오전에 회사에 출근해 인수인계를 하고 오후에는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하고 작은 캐리어에 집어넣으면서도 불안함과 걱정으로 내 머릿속은 가득 찼다.


입원당일, 필요물품들을 넣은 캐리어와 백팩을 메고 병원으로 향했다. 입원예정이었던 병원은 집에서 생각보다 거리가 멀어서 마지막으로 내린 덴샤역에서 병원까지는 택시로 이동했다. 택시를 타고 가는 동안 나는 더 불안해지기 시작했고, 병원에 도착 후 택시에서 내린 나는 미디어로만 접했던, 정말 산속(?)의 정신병원에 멍해졌다. 곧 마음을 다잡고 입원수속을 한 뒤, 코로나 검사, 주치의와 간단한 면담 후 입원하는 병동으로 안내해 주는 간호사분이 오셨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내가 폐쇄병동에 입원을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주치의와의 면담 시 사인을 한 서류에 상황에 따라서는 폐쇄병동에 입원을 할 수도 있다는 서류가 있었지만 그렇게 바로 폐쇄병동으로 입원하게 될 줄은 나를 데리러 온 간호사 선생님을 따라 병동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처음으로 알았다. 내가 입원한 병동은 A2병동이었고, 병동에 도착 후 병원에서 제공된 점심을 먼저 먹은 후, 병원에서 주는 옷(처음 입원할 때는 속옷부터 잠옷까지 전부 병원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입어야 했다)으로 갈아입고 짐 검사를 했다. 생각했던 것보다 반입이 되지 않는 물건(끝이 있는 파우치, 전자기기, 핸드폰, 책은 3권까지, 볼펜은 1개까지 등)이 많아서 반입이 되지 않는 물건은 다시 캐리어로 넣었다. 가족이 일본에 거주하지 않고, 보호자도 없는지라 친한 동생에게 그 짐을 가지로 와달라고 부탁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나의 타국에서의 입원 생활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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