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래도 우리, 힘껏 서로를 사랑해 줄래.
아픈 강아지와 함께하는 생활 속에 가장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개에게 너무 매여있다 또는 집착한다는 등 나를 향한 타인의 시선이 아닐까. 아니라고, 강아지와 함께 오랜 시간을 함께해보지 않는 사람들은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라고 그들의 이해를 구하려 하지 않겠다 다짐하지만 되도록 사람들을 피해 한적할 때 산책을 나가고 싶어 하고 이렇게 강아지 위주의 삶을 살아도 되는 것인지 내가 잘못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나 스스로에게 수없이 묻는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설사 과거로 시간을 거스르거나 이런 상황에 여러 번 놓인다 한들, 아마 난 매번 같은 선택을 할 것 같다. 내 강아지, 아파서 사라져 가는 녀석과 좀 더 함께하고, 좋은 시간을 만들고 싶다. 혼자 두고 싶지 않다.
사실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생각보다 타인은 우리의 삶에 그다지 관심이 없다. 무심한 사람들이다. 나는 그런데도 그 한마디 말에 한 번의 시선에 깊은 고민에 빠져 이렇게 살아도 되는 것인지 내 삶을 의심하고 검증한다. 다수가 선택하는 삶이 가장 옳은 것이기라도 한 듯이.
강아솔의 <그래도 우리>를 듣는다. 가사를 놓치지 않고 들으려 애쓴다. 나의 사랑을 함부로 재는 사람들에게서 시선을 돌려, 내 강아지의 눈을 흔들림없이 바라보고 싶다. 그리고 우리 남은 시간 힘껏 사랑하자고 말하고 싶다. 지금 녀석은 글을 쓰는 내 옆에 엎드려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고구마를 먹기 위해 보채지도 않고 엎드려 기다린다. 에어프라이기의 군고구마 향이 풍기는 이 시간, 녀석의 설렘이 느껴지는 좋은 아침이다. 나는 그저 그런 녀석의 모습을 바라보는 아침을 가진 것만으로 오늘 여분의 행복을 구하지 않기로 한다. 더 바라지 않는다. 이런 아침이 모쪼록 오래오래 더욱 여러 번 나에게 주어지길 바란다.
**
<그래도 우리>
나도 알 수 없는 나의 사랑을
함부로 재고서는
그건 아니라고
쉽게 이야기하는 사람들
사실은 무심한 사람들
나도 알 수 없는 나의 사랑을
함부로 이해하고는
그건 아니라고
나를 가르치는
사실은 서투른 사람들
그래도 우리
그래도 우리
힘껏 서로를 사랑해 줄래
이 모진 세상에서 우리
그래도 우리
그래도 우리
힘껏 서로를 사랑해 줄래
[사랑의 시절], 강아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