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메르 문명의 진면목을 보고 오다!
2025년 **직원역량강화연수
사업명 : 꿈, 꾸다.
기간 : 3/25(화) ~ 3/30(일)
연수지역 : 캄보디아 프놈펜과 씨엠립 일대(킬링필드, 뚜얼슬랭, 앙코르와트, 앙코르톰, 바이욘사원, 타프론, 프놈바켕, 톤레삽 등)
목적 : 휴식과 재충전, 활동 비전 세우기
매년 직원연수를 실시하는데 2년에 한 번은 해외로 떠난다.
서로 협력해야 하는 팀워크도 중요하고 여러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경험하면서 활동가로서 생각의 틀을 깨기 위함도 있다. 또 한 가지는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과정에 소진될 수 있기에 휴식과 재충전의 목적도 있다. 미래의 방향과 비전 세우기도 포함된다.
올해는 직원들 투표로 캄보디아가 선정되었다.
캄보디아 크메르 문명은 찬란한 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도하지만 국가폭력으로 아픈 역사를 안고 있기도 하다.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프랑스에 스스로 보호 요청을 하여 식민지를 자처한 나라이기도하다. 어쩌면 그 덕분에 정글 속에 고이 잠들었던 앙코르와트를 비롯한 크메르 문명이 발견되기도 했으니 역사는 참 아이러니하기도 하다.
3/25(화)
프놈펜 국제공항은 깔끔하고 아담했다. 자정에 도착하다 보니 바로 호텔로 가서 잠을 청했다.
우리가 첫날 묵은 '오하나 프놈펜 팰리스 호텔'은 조금 오래된 건물이었는데, 깔끔하고 가성비가 아주 좋은 호텔이라 추천한다.
3/26(수)
첫날 같은 둘째 날이다. 부지런히 일어나서 호텔 조식을 먹고, 깜보디아의 아픈 역사 속으로 움직였다. 발음도 쉽지 않은 뚜얼슬랭 추모 박물관과 뒤이어 킬링필드를 방문했다. 다국적 언어로 해설하는 기기에 한국어가 탑재되어 있어서 참 다행이다.
상상할 수도 없는 고문과 대학살이 이루어졌다. 사진을 찍다가 도저히 마주할 수 없어서 찍는 것을 포기했다. 건물은 쇠창살로 막아 놨다. 죽는 것조차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잔인한 뚜얼슬랭 감옥은 바로 학교 건물이다.
지식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안경을 낀 사람도 잡혀가서 죽었다니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끌려갔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래는 킬링필드 사진이다.
킬링츄리 앞에서 어린아이에게 저지른 만행을 듣는 순간 목이 매였다. 눈시울은 붉어지고 말문이 막혔다.
위령탑이 있는 곳, 신발을 벗고 올라가서 그곳에 있는 분들의 영혼이 평안하기를 기원했다.
제주 4.3, 광주 민주항쟁 등 우리나라 역사가 오버랩되었다. 우리에게 자유는 공기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무거운 하루다.
인간은 도대체 어디까지 잔인할 수 있는가?
인간이 인간 됨을 잃어버렸을 때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불러야 할지?
민주주의, 자유, 인권 이것은 우리가 지켜 나아가야 할 소중한 가치다.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금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은 깨어있는 누군가의 목숨과 피, 땀과 노력이 서려있기에 가능하다.
마음을 달래고,
프놈펜에 있는 식당(Eleven One Kitchen - BKK1)에서 캄보디아 전통음식으로 점심을 먹었다.
프놈펜에서 씨엠립 호텔까지는 구글지도에서 약 319km라고 알려준다. 버스나 밴으로 이동 시 거의 6시간이 걸린다.
점심을 먹고 출발하여 씨엠립 쿨렌센트롤호텔에 도착하니 현지 시간으로 저녁 8시 정도 되었다.
쿨렌센트롤호텔은 조식도 맛있고, 깔끔하며 직원들도 친절했다. 부담되지 않는 가격에 편하게 쉴 수 있어서 여행이 즐거웠다.
간단히 짐을 풀고, 씨엠립 현지 식당에서 (The Christa Restaurant & Bar) 저녁을 먹었다. 간단하게 평가 회의를 하고 내일 앙코르와트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 늦지 않게 호텔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다.
3/27(목)
앙코르와트의 일출을 보기 위해서 새벽 4시에 기상을 했고, 여러 나라에서 온 여행객들이 모인 곳에서 각국의 언어를 들으며 일출을 감상했다. 타국에서 보는 일출의 느낌은 사뭇 달랐다. 어쩌면 다시 찾기 어려워서일까.
사람들은 왜 앙코르와트를 찾아오는지 알 것 같다.
우선 웅장함에 놀랐다. 다음으로 벽면에 새겨진 조각들이다. 우리는 한국어가 유창한 현지 가이드 니몰의 설명에 빠져들었다.
앙코르와트는 약 12세기 수리야바르만 2세 때 지은 힌두사원이며 비슈누 신에게 바친 것이라고 한다. 현재는 불교사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정권을 차지한 왕이 믿는 종교에 따라 힌두교와 불교가 엇갈렸으며 부처상 조각은 군데군데 찢겨 있었다.
벽면에는 신들의 지옥과 천당이 그려져 있고, 압사라 여신들의 문양도 약 1,800개 이상이라고 한다. 전쟁을 나가는 모습들, 삶이 담긴 문양들 그 속에는 찬란했던 크메르 문명이 그대로 녹아져 있었다. 건축물 자재는 사암으로 만들어진 석재다. 돌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서 쌓아 올린 다음 그 위에 조각을 했다고 한다. 3만여 명의 인력이 약 37년 동안 지었다고 하는데 믿기 어려웠다.
약 천년 전에 이 사원을 건축했음에도 지금까지 유지되는 것도 대단한데, 모든 벽면에 조각 하나하나가 얼마나 섬세한지 직접 보지 않고선 실감할 수 없을 것 같다. 한때는 동남아시아 쪽에 광대한 땅을 차지한 크메르 문명의 전성기와 이후에 사회주의 바람으로 킬링필드 대학살의 참혹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
새벽에 나갔다가 오전 9시 넘어서 호텔로 돌아와서 조식을 부지런히 먹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현지 가이드 니몰의 소개로 현지식 점심 식사를 한 다음 앙코르톰(남문,바이욘, 바푼, 코끼리테라스), 타프롬, 프놈바켕 일몰까지 달렸다. 니몰은 한국어를 농담까지 유창하게 하다 보니 설명이 귀에 쏙쏙 박혔다. 현지 가이드로 특히 한국인에게 인기 상위 순위라고 한다.
타프롬은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툼레이더' 촬영지이기도 하다. 나무와 사원이 하나로 엉켜있어서 일명 나무 사원이라고도 한다.
이제는 서로 떨어질 수도 없는 사이가 되어 버렸다. 타프롬을 감싸고 있는 수펑나무는 목재로 사용할 수 없다. 워낙에 빨리 자라고 속은 비어 있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더 이상 자라지 못하도록 나무에 억제제를 투여한다고 한다. 복원도 어려운 숙제가 되었다.
타프롬은 자야바르만 7세가 12세기말에 일찍 여읜 어머니를 기리기 위해 지은 불교사원이라고 한다. 이후에 힌두사원으로 바뀌기도 했으니 자야바르만 7세가 그 사실을 알았으면 마음이 어떠했을까.
다음 여정지는 프놈바켕이다. 아마도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힌두사원이 아닐까 싶다. 입구에서 약 15~20분 정도 트레킹 하는 기분으로 걸어 올라갔다. 9세기 말에 야소바르만 1세가 시바신을 위해 지은 힌두사원이란다. 언덕 위에 위치하고 있어서 일몰이 특히 아름다웠다. 제법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니 관광객들로 붐비었고, 그들은 일찍 감치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있었다.
해가 구름 속으로 숨는 바람에 온전한 일몰을 보기는 어려웠지만 앙코로와트의 일출과 프놈바켕의 일몰은 나름 의미가 있었다.
어둠에서 밝음으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어둠으로 바뀌 듯 찬란했던 크메르 문명도 어느 순간 쇠퇴의 길로 갔으니 영원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
어스름한 프놈바켕을 내려와서 다음 여정으로 압사라 전통무용을 보러 갔다. 디너 뷔페를 먹으면서 공연을 볼 수 있으니 참 좋다.
압사라는 천상의 무희, 춤추는 여신이라는 의미다. 힌두교 전설의 스토리로 구성된 캄보디아 크메르족의 전통 춤이다. 우리가 간 곳은 가이드 니몰이 예약해 준 모라콧 앙코르 레스토랑이다.
뷔페 음식을 먹으면서 캄보디아 전통무용을 감상했다. 느리면서도 섬세한 손동작이 아름다웠다. 이야기로 이어지는 스토리를 다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며 즐길 수 있었다.
직원 연수를 준비하는데 꽤 긴 시간을 투자했다.
팀을 나눠서 역할에 따라 캄보디아 역사, 문화, 음식, 유적지 등을 조사하여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팀별 토론을 하면서 일정을 잡았고, 개개인이 항공편을 예약했다.
캄보디아는 비자가 있어야 하는데 e-비자로 어렵지 않게 신청할 수 있었고, 입국 신고서도 전자 입국 신고서로 사전 신청을 했다. 여행사의 도움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보니 모든 과정을 서로 도와가며 각자 스스로 해야 했다.
진행팀과 1~2 두 팀으로 나눠서 팀별로 일정을 계획하고 진행팀이 전체를 조율했다. 이것이 진짜 찐 연수 아닐까?
3/28(금)
오늘은 프놈쿨렌 국립공원 투어로 크메르 제국 발원지, 천 개의 링가와 요니상, 쁘레앙톰 사원(와불상),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툼레이더' 촬영지인 폭포, 절벽 등을 둘러보고 사진도 찍었다. 폭포에서는 물놀이가 가능해서 수영복 차림으로 물놀이를 즐기는 외국인들도 많았다. 폭포 물소리는 땀으로 흥건한 내 몸을 위로해 주었다.
절벽으로 이동해서 전망을 바라보니 풍경은 참으로 아름다웠는데 건너편 바위들이 잘려져 나간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사원을 건축할 때 자재로 쓰인 모양이다.
점심을 먹은 후, 반테이스레이로 이동해서 사원을 둘러보는데 벽면에 조각들은 다른 사원에 비해서 더 깊고 섬세했다. 벽에서 조각들이 걸어 나올 것만 같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탁본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반테이스레이는 10세기 후반 크메르 왕조 시기 브라만 계급의 왕족 야즈나바라하에 의해 건립된 힌두 사원이라고 한다.
문화유적지는 하나같이 다른 모습으로 제자리에 서 있었다. 어떤 곳은 소박하기도 하고, 또 근접할 수 없을 만큼 웅장하기도 했는데 저마다의 특색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으로 톤레샵 호수 보트 투어를 하면서 일몰을 감상하고 마지막으로 전신 오일 마사지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대표님이 직원들의 마사지 비용을 내어주셔서 편안하게 받을 수 있었다. 마지막 날 저녁은 안젤리나 졸리가 먹었다는 펍스트리트에 있는 레드 피아노로 갔다. 잠시 안젤리나 졸리가 되어 피자와 전통음식, 음료를 주문해서 맛있게 먹고 호텔로 들어가니 자정이 넘어버렸다.
3/29(토)
내가 속한 1팀은 연수 마지막 날이고, 2팀은 시작하는 날로 캄보디아 전통 레스토랑(Chanrey Tree)에서 함께 점심 회식을 하고 헤어졌다. 동남아시아 음식들이 나와는 궁합이 잘 맞는 듯하다. 캄보디아 음식도 대부분 맛있었다. 향신료는 베트남보다 덜 들어갔고, 맛과 향이 그리 진하지 않았다. 조금 순한 맛에 가깝다 보니 여행객들에게 대체로 무난한 맛이다.
우리는 아쉬움을 남기고 씨엠립에서 프놈펜 국제공항이 있는 곳으로 출발했다. 6시간을 달려 도착한 프놈펜 공항에서 간단히 햄버거로 저녁을 먹고, 현지시간 새벽 1시(서울기준 새벽3시) 아시아나 비행기에 탑승했다. 아침 8시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일상으로 돌아왔다.
캄보디아 여정이 오랫동안 기억날 것이다. 나는 다시 일상으로 파이팅을 외쳐본다.
Tip
캄보디아 우기는 5~10월이고 건기는 11~4월까지라 우리가 간 3월 말은 건기 막바지다. 톤레삽 보트 투어 시 맹그로브 숲 탐방을 하지 못했다. 수상마을도 물이 말라 있었다. 맹그로브 숲을 탐방하고 싶다면 우기에 가는 것이 좋다. 건기라 비는 전혀 오지 않았고, 낮 기온은 33~38까지 올라갔다. 모자와 양산 등을 잘 챙겨가고, 물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덥다고 해서 길거리 얼음 음료는 피하는 것이 배탈을 방지할 수 있다. 캄보디아는 전기 생산이 안 돼서 태국에서 사 온다. 가정집에 에어컨이 없을뿐더러 식당에도 천정에 팬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고, 고급 레스토랑이 아니면 에어컨은 찾아보기 힘들다.
캄보디아는 비자가 있어야 입국할 수 있다. 지금은 편리하게 e-비자로 신청할 수 있고, 입국 신고서도 온라인으로 할 수 있기에 아주 편리해졌다. 휴대폰은 통신사 로밍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나는 eSIM을 구입해서 사용했더니 매일 데이터를 2기가씩 넉넉히 사용해도 총비용이 1만 원을 넘지 않았다.
프놈펜 국제공항에서 씨엠립으로 야간에 이동을 할 때는 슬리핑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객이 적을 경우 예약이 취소되거나 변경될 수 있으니 잘 확인해 봐야 한다. 낮에는 일반 버스나 밴을 이용할 수 있다. 우리는 왕복 밴을 예약해서 이용했다.
마지막으로 캄보디아 여행 계획 중인데 한국어를 잘하는 현지 가이드가 필요하다면 니몰을 소개해 줄 수 있다. 니몰이 좋았던 이유는 자국의 역사는 자국민이 가장 잘 알기 마련이다. 거기다 한국어까지 유창하다 보니 꼼꼼하고 친절하게 잘 안내해 주어서 캄보디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