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와 시골, 두 삶의 리듬 속에서
저희는 두 집 살림을 합니다.
도시와 시골, 두 곳에서 살아갑니다.
도시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일상을 꾸리고,
부여에서는 우리 부부의 꿈을 조금씩 키워가고 있죠.
아이들이 어렸다면 어떻게든 설득해서 함께 시골로 내려왔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제는 제법 자라 버린 아이들에게 시골 생활은 두려움 그 자체였어요.
입시를 앞둔 시점에서 ‘시골로 내려간다’는 건 그야말로 말이 되지 않는 일이었죠.
억지로 하는 건 욕심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흘러가 보기로 했습니다.
덕분에 도시와 시골, 두 곳 모두에서 나름의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도시에서는 프리랜서로서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일하며,
아이들을 챙기고, 명상 수업도 듣습니다.
일 속에서도,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배우고 성장하며 소중한 일상을 가꾸고 있습니다.
도시가 싫어서 시골로 내려가는 게 아니기에,
도시에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만끽하려 합니다.
가끔은 미술관을 찾거나 맛집을 다니는 호사도 즐기고요.
그리고 부여에서는 주로 1박 2일을 머뭅니다.
(이른바 ‘5도 2촌’이죠. 남편은 시골의 비중을 조금 더 높여 ‘3도 4촌’이에요.)
자연이 주는 고요함 속에서 흙을 만지고,
하늘을 바라보며, 주변을 가꾸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입니다.
우리가 꿈꾸는 건 자급자족의 삶,
그리고 사람들에게 힐링을 선물할 수 있는 농원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지낼 집도 짓고,
고추, 고구마, 감자, 들깨 등을 수확하게 되었어요.
지속 가능한 자연친화적 ‘퍼머컬처 농원’을 추구하다 보니
벌레나 동물들과 수확을 나누어야 해서
양은 턱없이 적지만, 건강한 먹거리라는 자부심으로
조금씩 주변과 나누고 있습니다.
시골에 있을 때면 마음이 부자가 됩니다.
자연은 언제나 우리가 들인 노력보다 더 많은 것을 주니까요.
도시와 시골, 어디에 있든 하루의 시작과 끝은 같습니다.
요가 명상으로 몸과 마음의 긴장을 풀고,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깨어 있기 위해 현존의 날을 날카롭게 갑니다.
이제는 장소가 중요하지 않다는 걸 잘 압니다.
그저 오늘 해야 할 일을 하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을 뿐입니다.
두려움이 올라올 때면,
내가 지킬 수 있는 자리를 지키면 그만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