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을 다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
우리들 개개인의 마음에는 누구에게나 불꽃같은 순간이 있다.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내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진심을 표현하고 싶은 때, 그 빛을 '헌신'이라고 부른다.
헌신은 단순히 도움을 주는 행동에서 그치지 않는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던지고, 상대 앞에 가장 솔직한 나 자신을 내어놓는 일이다. 조건 없는 마음, 대가를 바라지 않는 손길, 내 전부를 바쳐도 괜찮다는 결심. 그것이 헌신의 본질이다.
하지만 결국 우리는 인간이기에 다시금 고민에 빠져든다. 현실 속의 헌신은 언제나 그렇게 이상적이고, 아름답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이렇게 많은 것을 내주었는데, 왜 나에게는 항상 무관심으로 돌아오는가"를 고민하게 만들기도 한다.
생각으로 잠 못 이루며 지새운 밤, 온 마음을 담기 위해 수없이 고민하고서야 꺼낼 수 있었던 말 한마디, 작고 사소할지라도 진솔한 마음을 담아 행했던 배려들이 상대에게 아무 의미 없는 공기처럼 흩어져 버린 것처럼 느껴질 때, 마치 진심은 그 순수성을 잃고 마치 거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뜨겁게 피어난 꽃잎이 바람에 스치듯 흩어져 버린 것처럼, 쏟아낸 진심이 무관심으로 돌아올 때, 헌신은 견디기 어려운 고통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 아름다움의 흔적조차 사라진 듯 헛헛함을 느끼기도 할 테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헌신과 배려, 나의 모든 것을 내어준다는 것의 진정한 가치는 상대가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이 나의 마음을 숨기지 않고서 끝까지 보여주었다는 사실 그 자체라는 것을.
소박하지만 진솔하고, 투박하지만 있는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 그 작은 외침만으로도 우리는 전부를 다한 것일 수 있다. 비록 그 외침이 너무 사소한 것이어서 상대의 귀까지는 미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미 그 고요한 울림은 세상을 향해 뻗어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우리가 건넨 마음은 상대의 반응이 어떠한지와는 관계없이, 내 안에서 그를 향해 떠나는 순간 이미 가장 순수한 빛을 내뿜는다. 그 순간만큼은 누구도 훼손할 수 없는 나만의 진심일 테니까. 그래서 헌신은 결국 나 자신을 위한 길이 된다. 할 수 있는 만큼의 최선, 어쩌면 그 이상의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는 생각은 앞으로 언젠가 흔들림 속에서 나를 지켜주는 힘이 될 테니까.
마음을 기울일 때 비로소 존재함을 느낀다. 그 마음에 대한 돌아옴을 당장 느끼지 못한다 한들 그때의 진심은 헛된 것이 아니다.
내가 건넨 마음은 그 자체로 하나의 빛이 된다. 그리고 언젠가는 누군가의 어둠을 밝힐지도 모른다. 당장에는 그 마음이 도달하지 못한다 해도, 그 진심은 사라지지 않고 세상 어딘가에서 희미하게나마 반짝이고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