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시집의 제목이 된 ‘절벽 수도원’이라는 시는 우연히 보게 된 ‘비둘기’가 물어다 주었다. 다른 시와 달리 이 시는 한 번에 쓰인 시였다. 비둘기가 준 선물이라는 생각도 든다. 공원을 산책하다 말고 흰 비둘기를 유심히 바라보는 중이었다.
처음에는 낮게 날아올라 미끄러지듯 저공비행을 하더니, 두 번째는 그보다 조금 더 높이 날아오른다. 신기하게도 그 비둘기는 날았던 자리로 다시 돌아와 날기를 거듭 연습했다. 세 번째 무렵이 되자 마치 점프를 하듯 날아올라 공원에서 제일 높은 위치에 있는 가로등의 꼭대기에 사뿐히 내려앉는 거였다. 절벽을 오르는 흰옷 입은 수도사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한때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도시의 천덕꾸러기가 된 지 오래다. 이제 하늘을 나는 비둘기보다는 행인들 발길 사이 위태로운 걸음으로 기웃거리는 비둘기의 모습이 더 흔하다. 얼핏 고군분투하는 인간 군상의 모습이 보이기도 한다.
‘에카 파다 라자 카포 타 아사나(Eka Pada Rajakapotasana)’, ‘비둘기 자세(One-Legged King Pigeon Pose)’는 비둘기가 앞으로 가슴을 내밀고 있는 듯한 모습의 자세이다. 완성된 비둘기 자세에서는 우아하고도 담대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비둘기 자세의 꾸준한 수련은 골반의 균형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등과 어깨의 유연성을 도와 위축된 가슴을 점차 열어가도록 해준다. 하체의 혈액 순환을 촉진해 생리통의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초보자는 과도하게 다리를 접거나 상체를 젖히지 않은 채, 뒤쪽 다리를 바닥에 붙여 곧게 늘어트린 자세를 유지하는 편이 허리와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익숙해진 후 상․하체의 유연성과 근력이 붙게 되면 팔꿈치에 발목을 거는 자세 연습에 들어가도록 하면 된다. 오른쪽, 왼쪽 자세 수련 중 어느 한쪽이 더 힘들게 느껴질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물론 잘 안 되는 쪽에 더 비중을 두고 꾸준히 수련하는 편이 낫다.
《절벽 수도원》이라는 시집 제목을 선물해준 흰 비둘기를 이후로는 마주치지 못했다. 발목을 다쳐 절룩거리면서도 차가운 맨땅을 쪼며 먹이를 찾는 실제 비둘기의 모습과 우아해 보이는 요가의 비둘기 자세는 모순적이다. 날아오르기를 멈출 수 없던 흰 비둘기는 꿈이라는 중심을 놓치지 않고 살아가는 누군가의 삶을 닮았다. 현재의 삶은 비루하더라도 날개를 펴고 푸른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을 꾸게 되기를 바란다.
비둘기를 비롯한 연약한 동물들, 자기 방어능력이 약한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더불어 신의 축복 아래 공존하기를 간절한 마음을 담아 기도한다. 나마스테.
업데이트 하기 직전의 사진 한 컷
참고 : 책 속 '요가 자세'들을 '일러스트'가 아닌 '실제 자세 사진'으로 보고 싶어 하는 분들의 의견에 공감하며 일부 발췌하여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전문을 원하실 경우 출간 책 <감정 상하기 전, 요가>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