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을 향해 경배

요가 자세 : 수리야 나마스카라

by 김윤선

아메리카 대륙의 원래 주인이었던 ‘주니 족’은 ‘12월’을 ‘태양이 북쪽으로 여행을 다시 시작하기 전 휴식을 취하기 위해 남쪽 집으로 여행을 떠나는 달’이라 불렀다. 자연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던 이들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다. 날마다 해 뜨는 동쪽을 향해 ‘태양을 향한 경배’로 하루를 시작했다는 고대 인도인들과 인디언 주니 족이 지향하는 시작과 끝이 서로 닮아 있음도 느껴진다. 그래서 요가 자세 ‘태양 예배 자세’를 떠올려 본다.

태양 예배 자세(Sun Salutation Pose) 수리야 나마스카라(Surya Namaskar)는 단순한 자세다. 크게 보면 하나의 큰 원, 즉 둥근 태양을 그리듯 단순한 12가지의 자세를 연결해 반복해서 수련한다. 먼저 태양 앞에 합장한 채 서서 팔을 뻗어 태양의 에너지를 받고 다시 겸허하게 상체를 숙여 대지를 향해 내려온다. 팔을 뻗어 올리건, 숙이건 그 기반에는 두 다리가 있다. 서 있는 순간에는 대지에 뿌리내리듯 단단히 발을 딛는 것. 그로부터 흔들리지 않는 ‘몸’, 그리고 ‘마음’ 속 중심을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기반이 잘 닦여야 튼튼한 집이 지어지듯, 각 각의 자세들이 물 흐르듯 이어지는 태양 예배 자세는 발바닥의 뿌리와 골반의 균형이 중요하다. 거기서 이어지는 척추의 곧음, 가슴 열림, 어깨의 가동성, 코어의 힘, 팔과 다리의 지지하는 힘 등 전신을 다 사용한다. 중심 척추에는 중심 마음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중심의 지휘 아래 전신을 사용해 ‘움직이는 명상’ 이 깃들여 있다. 움직임 안에 태양이 있고, 태양을 경배하는 영혼이 들어 있는 것이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태양 예배 자세를 수련해왔다. 난이도가 높은 요가 자세들보다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충분히 그럴 수 있으나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게 이 자세이다. 종교적 색채보다는 자연을 향한 경외에 가깝다 할 수 있으나, 불교의 108배 수행과도 통하는 면이 있어 보인다.


개인의 수련 정도에 따라 단순해 보이는 ‘요가 자세’도 깊이가 다르게 표현이 되며, 수련자 또한 자신의 수련을 통해 느끼게 된다. 온전한 집중과 함께 하는 꾸준한 수련의 효과는 요가 자세의 난이도와 상관없이 순환과 진보를 가져다준다.


햇빛이 창으로 유난히 많이 들어오는 날엔 남쪽을 향해 깔았던 매트를 동쪽으로 방향을 바꿔 깔기도 한다. 수련생들과 함께 태양 경배 자세로 함께 몸을 움직이다 보면, 수련할 수 있는 이 순간에 대한 감사가 저절로 우러나온다. 주어진 오늘 하루에 감사하며, 오늘 떠오른 태양에게 감사하며 5번의 경배를 기준으로 적거나 더 많이 수련의 흐름을 이어간다.


12개 마음의 문을 하나씩 열어나가듯 큰 원을 그려나가듯, 태양을 그리듯, 몸과 마음과 숨을 수련한다. 마침내 12개의 문을 다 열어 땀에 흠뻑 젖은 요가 매트 위에서 행복한 미소를 짓게 된다.


어느새 12월이 바싹 등 뒤에 다가와 있을 때 지난 시간을 잃어버린 것만 같은 감정이 들어오기도 한다. 해를 보내며, 새해를 맞으며 여전한 슬픔이 존재하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태양 예배 자세 수련을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축복 이리라.



태양 예배 자세(Sun Salutation Pose) 수리야 나마 스카라(Surya Namaskar)
수년 전 한해의 끝과 새해 첫 날을 남인도에서 보낸 적이 있습니다. 이 포스팅을 보시거나 지나치시는 모든 분들 복된 새해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해피 뉴 이어! ^_^



* 참고 : 12월 말에 올리면 더 좋았을 포스팅을 새해 첫날에 올리네요.
이 포스팅은 책 속 '요가 자세'들을 '일러스트가 아닌 실제 수련 사진을 보고 싶어 하시는 독자분들의 의견을 따라 책에는 없는 수련 사진을 포함한 포스팅입니다. 책 전문을 원하실 경우 출간 책 <감정 상하기 전, 요가>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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