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어린 시절 작은 소원 하나가 떠올랐다.
'눈을 감았다 뜨면, 아주 오래 자다 일어나면
시간이 훌쩍 지나 있기를
서른 몇 살쯤이 되어 있기를
그래서 어딘가에 아니, 모든 것에 이미 많이 익숙해져 있기를.'
그 소원에 대한 답을 어렴풋이 안다.
이뤄지지 않는다.
모든 것에 익숙해지는 일 따위 가능할 리 없다.
불안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잠식한다.
아무렇지 않게 웃고 울다
문득 생에 대한 미련이 없어지고 죽음을 갈망한다.
무엇이 문제인지도 해결할 수 있는 것인지도 알 수 없다.
어딘가 고장난 기분이다.
어린아이처럼 길에서 펑펑 울고 싶은
그런 날이다.